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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Sep 20. 2017

공장 생산직에 관한 이야기 - 지원과 면접 과정

새로운 일에 도전하다.

남자는 약 이 주 사이에 엄청나게 면접을 보려 다녔다. 일단 '숙노'는 대포통장때문에 걸렀고, 강화도에 있는 펜션&까페와, 제주도에 있는 카페&레스토랑(이곳은 전화로 면접을 보았다), 파주에 있는 카페&갤러리, 전기공사 등등...


그러나 남자의 요구에 맞는 수당과 근무조건은 잘 없었다. 남자는 옛날에 웨딩홀 일을 오래 했었기에 이제 주말에는 쉬고 싶은 심정이 있었다. 그러나 외식업계에 일을 해서는 무조건 주말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음.

게다가 남자에게는 외식업경력이 총 4년 7개월의 경험이 있었는데, 그 경험을 가지고 매니저 급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연봉이 2400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직업은 없을까.

결국 남자는 알바몬을 둘러보다가 안산공단에 있는 생산직 공장기업에 지원을 해보기로 했다. 


알바몬에는 수 많은 공고가 있었다. 요새 제일 지원을 많이 받는 회사는 총 세 군데가 있었는데, 늘 사람을 구한다는 이야기는 좋게 말하자면 그만큼 일이 많다는 말이겠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퇴사가 잦다는 말이기도 했다.

남자는 그 공고중 하나에 연락해 지원을 했다.


남자가 연락한 곳은 아웃소싱이었다. 업체에서는 면접을 언제 볼 수 있느냐고 물었고, 남자는 내일(19일)도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업체에서는 면접을 보기 위해 준비해야될 것들(신분증 하나와 깔끔한 캐주얼 복장. 슬리퍼나 츄리닝은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과 면접을 보는 시간과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남자는 면도를 하고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왁스로 머리를 정리했다. 복장은 검정색 청바지와 캐쥬얼 구두, 상의는 프린팅이 된 흰색 티셔츠와 그 위에 가디건을 걸쳤다. 

옷을 다 입은 남자는 집 앞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운 후에 차에 시동을 걸고 면접 장소로 향했다.


남자가 첫 번 째 도착한 면접 장소는 아웃소싱업체의 사무실이었다. 면접 시간은 11시 30분이었고, 남자가 11시 10분 쯤에 사무실앞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서 업체로 들어가니 약 세명 정도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업체에서는 회사 이력서를 주고는 양식에 맞게 작성하라고 말했다. 남자는 기억을 더듬어 가며 이력서를 작성했고, 이력서를 다 작성하고 나자 업체에서는 점심을 따로 지급하지 않으니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오라고 말했다. 남자는 건물 1층에 있는 백반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웠다.


식사를 하고 오자 업체측에서 급여와 근무조건, 숙식등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기본 급여는 최저시급으로 부터 출발하고, 기본 근무시간은 8시30분 부터 5시 50분까지. 거기서 잔업을 하면 추가로 3시간을 근무하고, 잔업시에는 1.5배의 수당이 붙고, 2조 2교대와 3조 2교대가 있는데, 2조 2교대일 경우에는 5일 근무하고 2일 휴무, 3조 2교대의 경우는 4일 근무하고 2일 휴무라는 것이었다.

휴무시에 근무를 할때는 휴일 수당이 1.5배로 붙고, 휴일에 추가 잔업을 할 시에는 2.0배의 수당이 있었다.

그리고 주마다 교대가 되기떄문에 예를 들자면


예)3조 2교대를 주간부터 시작


주주주주휴휴

야야야야휴휴


이런식의 근무가 된다는 것이었다. 휴무시에 근무는 자율에 맡긴다고 했으나, 최근 회사가 바쁘기 때문에 적어도 이틀 중 하루는 근무를 해야될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음. 3조 2교대의 쪽으로 배치가 되면 주말의 의미는 없어지는구먼. 남자는 침울해졌다. 게다가 업체측에 말에 의하면 약 90%의 이상이 3조 2교대로 배치가 된다는 것이었다. 뭐. 그래도 야간수당과 특근 수당은 챙겨준다니 일한 만큼은 벌겠구나.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숙사를 원하는 사람은 1인 1실과 2인 1실이 있었는데, 두 기숙사 모두 평수는 비슷하나 1인 1실을 했을 때에는 월세와 공과금을 모두 혼자내고, 2인 1실의 경우는 둘이서 분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출근 퇴근에 관해서는 자차를 이용해도 상관없으나 통근 버스가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추가로 해주었다. 

식사는 사내식당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준다는 이야기도.


업체에서 설명이 끝나자 이제 근무할 회사로 가서 직접 면접을 보기로 했다. 남자는 자차를 가져왔기 때문에 자차로 회사로 이동을 했고, 나머지 면접자들은 업체측 팀장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회사에 도착하자 남자는 꽤 큰 공장의 규모에 놀랐는데, 면접장으로 이용되는 식당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얼추 세어보자 약 150명 정도 되는것 같았는데, 아웃소싱 업체 팀장말에 의하면 많을때는 약 400명까지도 몰린다고하니 정말 큰 규모가 아닐 수 없었다.

남자는 면접을 보기 전, 긴장을 풀기 위해 담배를 피우고 왔다.


면접은 우리 업체의 네명이 한 번에 진행이 되었다. 면접관은 두 명이었고, 우리 면접자 네 명은 차례로 앉았다. 업체 팀장이 들어와 우리가 아까 작성한 이력서를 두고 나갔다. 남자는 세번째 순서였는데. 적당한 순서라고 생각되었다.

면접관은 간단하게 회사에 대해 설명을 했다. 우리 회사는 pcb라는 기판을 만드는 회사인데, 애플과 삼성이 거래처다. 우리가 만드는 부품은 주로 핸드폰에 들어가고, 공정은 크게 제조와 품질관리로 나뉜다. 본인은 품질관리쪽에 근무하고 있으며 아마 여기 면접보는 분들은 품질관리로 들어간다. 품질관리는 약품을 마주치지 않고 노동은 없으나 근무가 정적이고 조용한 분위기이다. 괜찮겠나.

이런 이야기었다. 모두 괜찮습니다. 라고 대답했고, 면접이 시작되었다.

면접관은 미리 질문이 적을 것을 예고했다. 사실 이 일이 어렵지는 않아요. 배우면 다들 하실 수 있는 일들이고, 면접자가 많기에 질문을 많이 하지는 않을 겁니다. 라는 말을 덧붙였다.


면접자가 물어보는 것은 주로 경력이나 주거지, 자차 여부였다. 자차 여부? 남자는 고개를 조금 갸웃했다.

영업쪽일이면 자차가 필요할텐데, 품질관리에서는 왜 자차 여부가 중요한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덧 남자의 순서가 다가왔다. 


면접관 : 음..경력이 좀 있으시네. 이쪽 일은 처음이세요?

남자 : 아. 네. 서비스 업을 좀 해봤고, 이쪽은 처음입니다.

면접관 : 집이 부천이신데, 어떻게 출근을 하실건지?

남자 : 시흥시 정왕동에 원룸에서 출퇴근을 할 예정입니다.

면접관 : 아 그렇군요. 혹시 자차는?

남자 : 아. 자차 있습니다.

면접관 : 오. 자차.


앞의 두명은 자차가 없었다. 면접관은 남자의 이력서에 뭔가를 적어넣었다.


면접관 : 저희가 품질관리가 저희 업체만 하는게 아니라, 협력업체가 많아요. 그런 업무도 있습니다. 협력업체에 가서 우리의 지시사항대로 물품을 잘 만들고 있는지 검사를 하는 업무요. 뭐 예를 들면 시간당 10개를 만들어라. 라고 했는데 그것을 잘 만들고 있는지, 거기서 만든 물건에 이상은 없는지. 이런걸 검사합니다. 괜찮겠어요?

남자 : 괜찮을것 같습니다. 원래 성격이 꼼꼼하고 세밀한 편이라 잘 맞을것 같습니다.

면접관 : 좋아요.


모두 면접이 끝나고, 업체는 이제 각자 집에 돌아가면 된다고 했다. 면접 합격 여부는 저녁에 나올 것이라는 말과 함께.

남자 말고는 모두 지하철을 타고 온 것 같았는데, 지하철 역이 버스를 타고 가야해서 남자는 나머지 면접자들에게 괜찮으면 남자의 차를 타고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모두들 흔쾌히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남자는 면접자들과 차에 타기전 담배를 피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이하게 그 중에 한 명이 공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공장에서 근무해보니 어떻느냐. 하고 질문을 해보았다.

"뭐. 괜찮아요. 밤낮이 바뀌어도 은근히 할만해요."

그렇구나. 남자는 이제 여기가 취업이 되면 뼈를 묻을 생각이었다. 오래 근무해서, 돈을 모아 나중에 개인 카페를 조그맣게 하던지, 근무가 괜찮으면 계속해서 다니던지.

그 모든 것의 전제는 남자의 의지였다. 어떤 회사가 쉽겠는가. 어떤 일이 쉽겠는가. 월급을 받는 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것이다. 물론 인터넷으로 찾아본 공장일은 모두가 힘들고, 도망자도 속출하는 현장이었다.

그러나 외식업계도 쉬운일은 아니었다. 모두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버텨낼수 있다. 라고 마음을 먹은 남자였다.


합격 문자는 저녁 7시에 도착했다. 근무 시작날짜는 21일이었고, 때문에 기숙사에는 20일에는 입주해야했다. 남자는 단골 바에 가서 취업이 되었음을 설명하고 간만에 와인을 한 병 마시고 집에 들어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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