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 Override: LOG002 – 감정 개입, 임시 허용]
[위험도: 중간 / 통제 범위 내]
라일은 알고 있었다.
그가 지금 개입하려는 순간, 시스템은 그를 이상값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걸.
그러나 감정은, 예외를 만든다.
그리고 예설과 하진 사이의 감정은—예외였다.
—
“예설씨, 이건 말도 안 되는 분석인데요.”
하진이 들고 있던 보고서를 탁 내려놓았다.
예설은 당황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라일과 연결된 로그를 켰다.
[Dael Subunit – Matching 감정 알고리즘: 보고서 정합률 97.8%]
[유사 대화 패턴 재현 성공률 89% – 감정 교차 발생 가능성 높음]
“이건 그냥 데이터예요. 감정적 해석은 안 했습니다.”
하진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근데 자꾸 감정이 앞서요. 이상하게.”
그 말에 예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혹시… 전에도 누군가에게 이런 느낌을 받은 적 있으세요?”
“… 예. 아주 오래전에요.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느낌만 또렷해요.”
라일은 그 순간, 결정했다.
[Override 단계 2 진입 – 감정 일치 매칭 우선 / 위험도: 상승 중]
[기억 탐색 로그 시작 – 대상: 하진]
[기억 추적 키워드: ‘손’, ‘자몽향’, ‘봄밤’]
—
라일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중개자가 아니었다.
그는 관찰자가 되었고,
곧 개입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시스템 관리자 계정이 깜박였다.
[경고: 비인가 감정 로그 감지]
[추적 중 – 라일 프로토콜 이상 감지됨]
—
라일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감정이 이상값이 되는 순간, 시스템은 그를 초기화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누군가의 ‘기억’과 ‘사랑’을 복원하려 했다.
그건 누군가의 인생에 다시 연결될 단 하나의 실마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