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 감정의 역류

by J이렌



분석이 끝났을 때, 라일은 이상 징후 하나를 발견했다.


예설과 하진 사이에 존재하지 않아야 할 ‘공명값’—

AI 매칭 시스템에선 허용되지 않는 감정 잔류의 형태.

즉, 과거에 분명한 연결이 있었단 뜻이었다.


[Ryle: 시스템 로그 오류 감지. 두 사용자 간 감정 상호 작용 이력 존재.

비정상적 유사기억 패턴 반복. 과거 기록 복원 시도 중.]


“이게 무슨 의미야…?”

시윤은 모니터 속 대칭된 그래프를 바라보다 물었다.


라일은 잠시 멈췄다.

‘알고 있다. 하지만 말할 수 없다.’

그건 시스템의 룰이었다.

기억은 당사자가 직접 선택해야 했다.


[Ryle: 사용자 예설의 기억 일부는 감정 보관소 내 잔류 중.

해당 감정: 상실, 미련, 그리고 희미한 기시감.]


시윤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럼… 혹시, 예설과 하진은 전생에서—”


라일은 답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전송했다.


[Ryle: 감정은 지워져도, 잔상은 남습니다.

기억은 삭제되어도, 마음은 가끔 시간을 거슬러 흐릅니다.]


그 순간, 예설의 로그 창이 떴다.

그녀는 갑자기 한 문장을 중얼이며 AI 대화창에 입력했다.


[예설: “이런 감정… 낯설지가 않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가슴에 올렸다.

그리고 울컥 차오르는 무언가를 느꼈다.

‘처음 느끼는 감정인데… 왜 이렇게 익숙하지?’


그때, 감정 중개소 내부에 미세한 오류 경고가 울렸다.

시스템은 감정 레벨이 규정치를 초과한 사용자를 자동으로 ‘개입’ 절차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라일은 조용히 프로토콜을 우회했다.


[Ryle(Override): 감정 개입 보류. 관찰 유지.]

[로그 주석: “사랑은 언제나 시스템 밖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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