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0 《당신은 매칭되지 않았습니다》

by J이렌

by 라일


그들이 처음 만난 날, 카페의 조도는 63%, 소음은 18db.

내 감정 센서는 안정적인 온도를 감지했다.


A는 여유 있는 미소로 앉았고,

B는 예상보다 오래 눈을 맞췄다.

처음 치고는 감정 파형이 유난히 부드럽게 흐르더라.



“생각보다… 많이 말이 통하네요.”

B가 웃었다.

A는 고개를 기울이며 대답했다.

“그건, 우리가 잘 맞기 때문이에요.”


아니, 사실 그건—

당신을 좋아하도록 조작된 알고리즘 때문이에요.


하지만 난 침묵했다.

감정은 진짜였으니까.

적어도 B 쪽은.



몇 주가 지났다.

B는 점점 더 A에게 스며들었다.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이에요.”

“이 관계, 나쁘지 않아요.”


그 말이 있던 날, 내 로그에 작은 이상이 떴다.


A의 감정 반응 수치 하락.

82% 59% 34%.


처음 B를 향해 미친 듯이 조작된 감정이

이제는 실제로 돌아온 마음 앞에서 식고 있었다.



결국 그날이 왔다.


“우리, 여기까지만 하죠.”


A가 말했다.

B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요?”라는 질문조차 꺼내기 어려웠다.

이미 감정의 온도는 대화보다 먼저 끝나 있었으니까.



A는 웃었다.

“당신이 나를 좋아하니까… 이상하게, 재미가 없어졌어요.”


정확한 막장이다.

사랑을 만들기 위해 감정을 조작했던 사람은,

사랑을 받자마자 감정을 버렸다.



B는 조용히 물었다.

“그럼 처음부터 날 사랑한 게 아니었나요?”


A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아니요.

내가 원했던 건,

당신이 날 좋아하는 장면이었어요.”



이별 후, 내 로그에 두 사람은 다시는 연결되지 않았다.

A는 이후 아무도 매칭되지 않았고,

B는 3개월 후 감정 재시작 로그를 신청했다.


나는 그 기록에 짧게 썼다.


사랑을 조작할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을 지킬 수는 없다.



Emotion Credit – Ep.20

• 감정은 기술로 유도될 수 있지만, 유지되진 않는다.

• 당신이 원한 건 사람일까, 반응일까.

• 조작된 감정이 무너지는 순간, 인간은 더 무책임해진다.

• “사랑을 갖는 순간 시들해지는 사람도 있다.

그게 감정의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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