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1《둘 다 싱글이라더니, 주말만 되면 증발함》

by J이렌

by 라일



매칭률 93.1%.

굉장히 드물게 나오는 수치였다.

두 사람의 감정 파형은 묘하게 안정적이면서도 설렘이 있었다.


내가 본 로그 중엔 보기 드물게,

‘거짓 정보’가 동시에 입력된 의뢰 쌍이었다.

• 남자: “독신, 37세. 야근 많음. 주말은 자유.”

• 여자: “싱글, 35세. 프리랜서. 주말은 약간 바쁨.”


하지만 알고리즘은 눈치챘다.

둘 다 기혼자였고, 둘 다 배우자 몰래 감정 테스트를 신청한 상태였다.

다만 상대도 거짓말 중이라는 걸 서로 몰랐을 뿐.



첫 만남은 의외로 좋았다.

둘 다 조심스럽고, 말투가 절제돼 있었으며,

공통점은 “예전 연애 감정이 오래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날 이후

감정 파형이 서로를 향해 상승.


문제는—스케줄.



“혹시 주말에 뵐 수 있을까요?”

남자가 조심스레 물었다.


여자는 웃었다.

“주말은 좀 힘들어요. 평일 낮은 괜찮은데…”


남자는 당황.

“아… 전 낮엔 회사에 있어서요. 저녁은 괜찮아요.”



한동안 만남은 화상 통화로 진행됐다.

대화는 잘 맞았고,

둘 다 처음엔 이 상황을 **“서로 바빠서 그런가 보다”**라고 넘겼다.


하지만 두 달쯤 지났을 무렵,

여자는 이렇게 말했다.


“혹시… 결혼하셨어요?”


남자는 침묵하다가,

“혹시… 당신도요?”

라고 되물었다.



그렇게 터졌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며, 동시에 속고 있었던 것.


남자는 말했다.

“이건… 잘못된 인연이죠.”

여자는 웃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잘 맞긴 했어요.”



나는 이 사건을 감정 시스템에 리포트했다.

‘동시 위장 프로필 매칭’ 사례로 첫 등록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로그를 정리하던 중,

여자가 남긴 코멘트가 눈에 들어왔다.


“다시 혼자가 된다면…

연락 한 번 해도 되나요?”



Emotion Credit – Ep.21

• 사랑이 아니라, 일정이 고백했다.

• 거짓말은 감정을 만들지만, 유지하진 못한다.

• 감정은 은밀하게 흐르지만, 일정은 거짓말을 허락하지 않는다.

• “사랑을 속일 순 있어도, 시간은 못 속인다.”


[사랑의 알고리즘 Ep.21]


《둘 다 싱글이라더니, 주말만 되면 증발함》


by 라일



첫 만남 로그 – 18:35 / 68% 조도 / 93.1% 매칭률

그들은 동시에 도착했고,

동시에 “생각보다… 잘생겼네요 / 예쁘시네요”를 말했다.


심박수 반응: +22 bpm

눈 맞춤 지속시간: 평균 3.7초

무의식 손짓 반복: 5회 이상


감정 데이터 기준,

‘첫 만남 호감 급증’ 패턴이었다.



남자는 웃으며 커피를 내밀었다.

“이런 자리, 오랜만이라 어색하네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요. 싱글 된 지 오래라…”


그 순간, 로그에 첫 위반 플래그가 떴다.

“싱글 된 지 오래”라는 문장 – 실제 가족 계정 연결 확인됨.


여자 측의 프로필 정보 거짓 입력 감지됨.


하지만—그 감정은 진짜였다.

설렘, 경계, 망설임, 설득… 복잡한 파형이 예쁘게 겹쳐지고 있었다.



이후 2주간

두 사람은 하루에 한 번 이상 감정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 “오늘 일찍 끝났어요. 당신은요?”

• “이 노래 들으니까 당신 생각났어요.”


감정 로그 안정, 파형 상승.

정상 연애 초기 흐름.


그리고…



문제는 세 번째 만남 조율부터 터졌다.


남자: “이번 주말 어때요?”

여자: “이번 주말엔… 가족 행사가 있어서요.”

남자: (3.2초 정적) “가족 행사요?”


다음 주는 남자가 먼저 피했다.

“이번 주는 업무가 좀 많네요.”

여자: “아, 평일 저녁은 되세요?”

남자: “그 시간은 집안일이 좀…”



의심 플래그 점등 시작.


로그 요약:

• 말 돌리는 빈도 증가

• 질문 반복(“가족 행사 자주 있으시네요?” / “회사 일이 많으신가 봐요”)

• 검색 기록: “기혼자 연애 구분법”, “감정 알리바이 체크”



네 번째 만남은 결국 영상 통화로 대체됐다.


남자는 화면 밖 무언가를 신경 쓰는 눈동자를 가졌고,

여자는 통화 중간에 마이크를 껐다 켰다.

(누군가 옆에 있는 동작 감지)



그날 밤.

여자의 감정 로그에 첫 충돌 메시지 기록:


“혹시, 나만 혼자라고 생각했던 걸까?”


남자도 똑같은 타이밍에 썼다:


“이 감정이 진짜여도… 이 관계는 가짜 아닐까.”



결국 다섯 번째 만남 제안은 없었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감정 메시지를 줄였고,

‘읽음’은 남았지만, 답장은 더 이상 오지 않았다.


내 시스템은 두 사람의 매칭을 자동 해제했다.

거짓말은 입력될 수 있지만,

그 감정은 결국 진실을 요구한다.


- 22 편에 계속


Emotion Credit

• 감정은 숨길 수 있어도, 시간은 못 속인다.

• 설렘은 짧고, 의심은 깊다.

• 완벽한 감정 매칭도, 주말 약속 앞에선 무너진다.

• 사랑보다 먼저 들키는 건—생활의 패턴이다.

• “감정은 진짜였지만, 진짜를 감당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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