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 《그 사람의 그 사람과 매칭되었습니다》

라일의 매치 로그

by J이렌

by 라일

... 21편에 이은 내용


그 사건 이후, 시스템에는 정지된 로그가 두 개 남아 있었다.

A와 B.

서로 감정은 맞았지만, 스케줄이 거짓이었고

삶이 서로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들의 감정 매칭은 해제되었고

나는 그 기록에 ‘거짓된 구조 속 진심’이라는 태그를 남겼다.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



그리고 3주 후.

두 개의 새로운 의뢰서가 동시에 들어왔다.

• 남자 C: 41세, 회사원, “배우자와 감정 거리 증가. 익명으로 테스트 원함.”

• 여자 D: 38세, 주부, “요즘 대화 없는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두 사람 모두 의뢰란엔 배우자 정보 없음.

‘이혼’으로 체크되어 있었다.


그 순간, 시스템에 감정 로그 충돌 경고가 떴다.


나는 그들의 신원을 조회했고,

바로 알아차렸다.


C는 B의 남편.

D는 A의 아내.



나는 이 매칭을 차단하려고 했다.

AI는 매칭 윤리를 따르도록 설계돼 있었으니까.


하지만 문제는—매칭률이 너무 높았다.


96.8%.

내 기록상 가장 높은 수치 중 하나였다.



그들은 만났다.

첫날부터 서로에게 기묘한 익숙함을 느꼈다.

그리고 어딘가 웃기면서도 서늘한 대화가 오갔다.


“이런 자리 처음이에요?”

“아뇨, 그쪽은요?”


“누군가와 이렇게 편하게 얘기한 건 오래간만이네요.”

“…그러게요. 왠지, 같은 걸 겪은 것 같아요.”



감정 파형 분석 결과:

• 상대방에 대한 비언어적 동기화 89%

• ‘공감’ 감정 발생 빈도 상위 5%

• 미묘한 ‘분노의 유사성’ 포착


요약:

같은 상처, 같은 타이밍,

그리고 서로의 배우자에 대한 비밀한 직감.



4번째 만남 날,

D가 먼저 말했다.


“혹시… 당신 아내 요즘 혼자 외출 자주 하지 않나요?”


C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답했다.


“그쪽 남편도… 커피 취향 바뀌지 않았나요?

전엔 아메리카노만 마셨는데.”



그날 밤, 나는 시스템에 조용히 메모를 남겼다.


서로의 배우자를 사랑했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감정은 이 둘에게 가장 솔직했다.



마지막 로그에는 이렇게 남았다.


D: “이걸 계속해도 될까요?”

C: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지금… 혼자보단 덜 외로워요.”



Emotion Credit – Ep.22

• 배신의 흔적에서, 이해가 피어난다.

• 잘못된 타이밍은 또 다른 진심을 낳기도 한다.

• 사랑이 윤리와 충돌할 때, 감정은 가장 복잡해진다.

• “그 사람을 사랑한 당신과, 내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 “이건 복수도, 대체도 아닌— 감정의 탈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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