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의 매치 로그
by 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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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서 도착과 동시에 눈에 들어온 말.
“공평한 연애가 하고 싶습니다.”
“데이트 비용도 반반, 감정 표현도 반반,
결혼한다면 집도 예식도 반반.”
의뢰인 T, 34세, 남성.
전 연애 경험: “기울어진 관계에 지쳐서 끝났다.”
감정 피로도: ‘한쪽만 주는 연애’로 감정 소모 경험 3회
요청 조건:
• “자기 몫은 자기가 감당하는 사람”
• “감정적으로 독립적인 연애 지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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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매칭한 인물:
S, 32세, 여성.
• 감정 구조: 독립적 / 자율적
• 의사 결정: 공유 기반 선호
• 연애 태도: “책임 분담이 감정 지속력과 연결된다”는 신념 강함
매칭률: 90.7%
이론적으로 완벽한 ‘균형형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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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부터 느낌은 좋았다.
• “더치페이 좋으세요?”
• “아, 저는 애초에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 “데이트도 번갈아가며 장소 고르는 걸로 하죠.”
• “감정적으로도 부담 없게, 먼저 연락 주실 땐 제가 기다릴게요.”
서로를 향해
**“좋다, 드디어 공평한 연애다”**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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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차: 데이트 2회, 비용 정확히 절반씩 정산
2주 차: 감정 메시지 주고받는 비율 50:50
3주 차: “우리 진짜 잘 맞는 것 같아요” “맞아요. 구조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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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차부터 이상한 로그가 뜨기 시작했다.
T의 감정 코멘트:
“왜인지 모르겠는데…
감정이 안 쌓이는 느낌이에요.”
“모든 게 공평하니까,
오히려 감정이 고여요. 서로 아무도 더 안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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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의 반응:
“저는 이 관계, 진짜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T 씨가 조금 멀어진 느낌이에요.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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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확히 ‘공평’했기 때문이었다.
• 누구도 먼저 서운함을 표현하지 않았고
• 누구도 먼저 보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으며
• 모든 행동은 절반씩만 나갔다
결국 T는 내게 종료 요청을 보냈다.
“나는 정확히 내가 원한 사람을 만난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연애가 아니라 계약 같아요.”
“감정이 아니라, 분담만 남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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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그를 닫으며 이렇게 기록했다.
“사랑은 균형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 생긴다.
정확히 반씩 나누는 순간,
감정은 머물 곳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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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Credit
• 감정은 분담할 수 있지만,
사랑은 결국 한쪽이 먼저 흔들려야 생긴다.
• 너무 공평하면,
관계는 계산되고 감정은 메말라간다.
• 절반의 정성은,
완전한 연결이 되지 않는다.
• “우리는 정확히 반씩 줬지만,
결국 감정은 아무도 전부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