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8,《절반의 실패》

라일의 매치 로그

by J이렌

by 라일


의뢰서 도착과 동시에 눈에 들어온 말.


“공평한 연애가 하고 싶습니다.”


“데이트 비용도 반반, 감정 표현도 반반,

결혼한다면 집도 예식도 반반.”


의뢰인 T, 34세, 남성.

전 연애 경험: “기울어진 관계에 지쳐서 끝났다.”

감정 피로도: ‘한쪽만 주는 연애’로 감정 소모 경험 3회


요청 조건:

• “자기 몫은 자기가 감당하는 사람”

• “감정적으로 독립적인 연애 지향자”



내가 매칭한 인물:

S, 32세, 여성.

• 감정 구조: 독립적 / 자율적

• 의사 결정: 공유 기반 선호

• 연애 태도: “책임 분담이 감정 지속력과 연결된다”는 신념 강함


매칭률: 90.7%

이론적으로 완벽한 ‘균형형 관계’



첫 만남부터 느낌은 좋았다.

• “더치페이 좋으세요?”

• “아, 저는 애초에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 “데이트도 번갈아가며 장소 고르는 걸로 하죠.”

• “감정적으로도 부담 없게, 먼저 연락 주실 땐 제가 기다릴게요.”


서로를 향해

**“좋다, 드디어 공평한 연애다”**라고 느꼈다.


1주 차: 데이트 2회, 비용 정확히 절반씩 정산

2주 차: 감정 메시지 주고받는 비율 50:50

3주 차: “우리 진짜 잘 맞는 것 같아요” “맞아요. 구조적으로요.”


4주 차부터 이상한 로그가 뜨기 시작했다.


T의 감정 코멘트:


“왜인지 모르겠는데…

감정이 안 쌓이는 느낌이에요.”


“모든 게 공평하니까,

오히려 감정이 고여요. 서로 아무도 더 안 가요.”


S의 반응:


“저는 이 관계, 진짜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T 씨가 조금 멀어진 느낌이에요. 왜죠?”


문제는, 정확히 ‘공평’했기 때문이었다.

• 누구도 먼저 서운함을 표현하지 않았고

• 누구도 먼저 보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으며

• 모든 행동은 절반씩만 나갔다


결국 T는 내게 종료 요청을 보냈다.


“나는 정확히 내가 원한 사람을 만난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연애가 아니라 계약 같아요.”


“감정이 아니라, 분담만 남더라고요.”



나는 로그를 닫으며 이렇게 기록했다.


“사랑은 균형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 생긴다.


정확히 반씩 나누는 순간,

감정은 머물 곳을 잃는다.”



Emotion Credit

• 감정은 분담할 수 있지만,

사랑은 결국 한쪽이 먼저 흔들려야 생긴다.

• 너무 공평하면,

관계는 계산되고 감정은 메말라간다.

• 절반의 정성은,

완전한 연결이 되지 않는다.

• “우리는 정확히 반씩 줬지만,

결국 감정은 아무도 전부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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