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아직 보내지 않은 이별**
그녀는 늘 같은 시간에 왔다.
오후 3시.
햇살이 가장 따뜻하지만,
커피가 가장 씁쓸하게 느껴지는 시간.
그녀는 말이 없었다.
늘 단정한 셔츠,
늘 깨끗하게 접힌 편지봉투 한 장.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 편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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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지 않으셨어요?”
내가 어느 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보내면…
진짜 끝나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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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3년째 이곳에 편지를 맡기러 오고 있다.
단 한 통도 부치지 않았다.
대상은 늘 같다.
‘그 사람’—
이미 헤어졌지만,
마음속에서 아직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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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아요.
그냥,
더는 나를 생각하지 않는 걸 알면서도
내가 아직 생각하고 있다는 걸
부끄러워서 말 못 했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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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해했다.
이건 복수도, 후회도 아니었다.
그저 감정의 마무리를 말로 할 수 없었던 누군가의
조용한 애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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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녀는,
처음으로 편지 봉투를 열어
안에 든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편지를 찢었다.
종이는 천천히,
바람 한 번 없이 갈라졌다.
마치,
그녀의 마음이 조용히 결별을 받아들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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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었다.
“오늘은, 안 맡기고 가시나요?”
그녀는 말했다.
“오늘은,
이제 안 써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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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돌아섰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나는 남겨진 종잇조각을 조심스레 주워
작은 봉투에 넣어 봉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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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마스터 기록 003]
“이별은 편지를 부치지 못한 날보다,
다시는 쓰지 않을 날에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