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4 – 감정의 미지급 비용

사과하지 못한 마음은 미지급 비용일까. 지불하지 못한 감정의 이자.

by J이렌

마음에는 아직 갚지 않은 감정이 있다.

이미 받았지만, 돌려주지 못한 말.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말하지 못한 사과.

이미 상처였다는 걸 알았지만, 모른 척했던 순간들.


이런 감정은 장부상,

**“미지급 비용”**으로 남는다.


말을 꺼내기엔 너무 늦은 것 같고,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 사람은 떠났고, 상황도 변했지만

그때 갚지 못한 감정은 아직 내 안에 남아 있다.


어쩌면 그건

진심보다 더 무거운 감정일지도 모른다.

의무이지만, 감정인 것.


그래서 나는,

종종 누군가의 이름을 마음속에 써둔다.

마치 빚쟁이처럼.

어느 날 문득 그를 마주치면

“그때 미안했어.”

“그건 내 잘못이었어.”

“사실 너한테 고마웠어.”

말할 수 있을까 싶어서.


그럴 수 없다면,

내 안의 미지급 비용은 계속 이월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는 죄책감이 되고,

이자는 외면이 되고,

결국 감정의 파산에 가까워진다.


나는 감정을 너무 오래 외상으로 살았다.

말은 안 하고, 대신 눈빛으로 미뤘고

손은 내밀지 않고, 대신 일상으로 덮었다.


그리고 이제,

그 비용을 조금씩 갚아나가려 한다.


� Emotion Journal – 번외 ④

오늘도 또 하나의 마음을 인식했다.

그건 갚지 않아도 되는 마음이 아니라,

늦었지만 갚을 수 있는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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