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3
여행 기념품 박물관 – 미국 편
이 벽 앞에 서면, 공항 게이트 대신 냉장고 자석들이 나를 맞는다.
시애틀 스페이스 니들 옆에 그랜드 캐니언,
바로 아래엔 워싱턴 D.C. 백악관과 옐로스톤 간헐천이 나란히 있다.
실제 지구라면 불가능한 배치가, 여기선 아무렇지 않다.
그게 여행 기념품 박물관의 매력이다.
다른 한쪽 벽에는 미션 방문 포스트카드가 층층이 붙어 있다.
종이 한 장 속에 담긴 종탑, 정원, 오래된 회랑의 그림자가
마치 오래된 영화 장면처럼 겹쳐진다.
포스트카드를 한 장씩 넘기면, 발걸음과 바람 냄새가 함께 돌아온다.
여행에서 가져온 건 사실 물건이 아니라,
그 장소의 공기, 그 순간의 표정, 그리고 그걸 기억하려는 나의 마음이었다.
매그넷과 카드들은 단지 그 마음의 바탕화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