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조각의 정원

풍경 2

by J이렌



천 조각의 정원 – 퍼즐 갤러리


우리 집의 또 다른 전시실은 벽에 걸려 있다.

문을 열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천 조각씩 맞춘 풍경들.

하나의 조각은 거의 무의미하지만,

모이면 계절이 되고, 빛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


요세미티는 가을빛을 입고 서 있다.

깎아지른 절벽과 빛바랜 나무들이, 마치 영원히 바람을 기다리는 듯.

그 옆에는 금문교가 붉은 현수줄을 당당히 걸고, 태평양의 바람을 전시관 안으로 끌어온다.

퍼즐 속 물결은 멈춰 있지만, 보는 이의 가슴속에서는 늘 출렁인다.


추수감사절 그림은 가장 따뜻한 전시물이다.

황금빛 호박, 오븐에서 막 나온 파이, 두 손 모아 감사하는 사람들.

천 조각 중 절반은 부드러운 갈색이었는데, 그 갈색 속에는 나도 모르게

오래전 집밥 냄새가 배어 있었다.


그리고 구석의 큰 액자에는 예수님과 마리아 님, 뉴욕의 하늘이 한 액자 안에 있다.

종교와 도시, 기도와 속도가 함께 서 있는 그림.

그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이, 퍼즐 위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마치 세상이 원래 그렇게 설계된 것처럼.


퍼즐 갤러리의 특징은, 아무리 오래 걸려도 완성된 순간이 항상 아쉽다는 것이다.

손끝이 마지막 조각을 눌렀을 때, 기쁨보다 먼저 찾아오는 건 ‘이제 끝이구나’라는 서운함.

그래서 나는 자꾸만 새로운 상자를 뜯는다.

아마 이 전시실은, 평생 문을 닫지 않을 것이다.



Emotion Journal


완성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조각이 제자리를 찾는 순간, 나 역시 어딘가에 맞춰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이 풍경이든, 다리든, 사람의 얼굴이든 상관없이.

이 집의 퍼즐들은 결국 내 마음의 지도였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지도에 없는 빈칸을 찾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