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편 – 감정의 돔 아래서

— Palace of Fine Arts, San Francisco

by J이렌
IMG-2241.jpg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40분.

도심의 유리 건물들을 지나 북서쪽으로 향하면,

금문교의 붉은 곡선이 시야 끝에 아른거리는 곳,

마리나 지구의 호숫가에 고요한 돔 하나가 서 있다.

이곳이 바로 Palace of Fine Arts,

한 세기 전 박람회를 위해 세워졌고,

지금은 바람의 속도보다 느린 시간으로 남은 건축의 잔향이다.


호수 위로 갈매기들이 감정의 잔액처럼 흩어지고,

햇살은 금빛 분개표를 그리며 물 위로 떨어진다.

차변엔 따스함이, 대변엔 그리움이 기록되는 오후.

회계가 아니라 마음의 장부라면,

이 도시는 언제나 균형을 찾는 법을 알고 있다.


돔 아래를 걸을 때마다,

나는 오래된 시간과 새로이 재평가되는 감정을 함께 본다.

돌기둥 사이로 흘러드는 바람은 과거의 목소리처럼 낮고,

그 안엔 누군가의 기대와 실패, 사랑과 복원이 공존한다.


이곳은 화려함보다 지속되는 아름다움의 증거다.

박람회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은 건축물처럼,

우리의 감정도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

다만 형태를 바꾸어 다른 계정으로 남을 뿐이다.



Emotion Journal


오늘의 감정 회계

차변 – 햇살, 균형, 회복 1.0

대변 – 향수, 고요, 재평가이익 1.0


결산 결과:

잔잔함으로 결손 보전 완료.


— Palace of Fine Arts, San Francisco


매거진의 이전글《숲 속의 방, 고립의 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