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운 Apr 16. 2017

세월호, 3주기

무심코 생수병을 따 입으로 가져간다. 몇 모금 마시고 뉴스를 확인한다. 일 년이 지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마침표 같은 시간이 있다. 누군가의 생일, 기념일 또는 누군가의 기일. 사람들의 마음속에 4월 16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3년이 지나갔다. 그 날의 시간을 되새기며 기억하는 것은 마음에 꺼진 불을 다시 지피는 일 같았다. 화가 났고 어이가 없었다. 국민들의 기본적인 믿음에 대해 정부는 무능함으로 답해주었고 그 무기력함은 잔인하게 아이들의 희생으로 직결되었다. 전원 구조의 오보가 그들을 믿게 했고 기울어진 선체가 불안한 희망을 갖게 했고 선체 안의 공기는 우리를 마지막까지 기도하게 했다. 매년 우리는 4월 16일의 날씨와 온도를 그 해의 것과 비교할 것이다. 세월호의 세월이라는 말은 셀 수 없이 너무나 아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표창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