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블루 재스민에 등장하는 자넷(재스민)의 가정과 여동생 진저의 가정 역시 모두 불행하지만 그 이유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불행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이다. 극 중에서 재스민과 칠리가 교수형에 대해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목이 졸려 죽다니 참 짠하네.”
“아니에요. 목이 졸려 죽는 게 아니에요. 목이 꺾여서 죽는 거죠.”
이것은 인생의 불행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암시한다. 즉, 인생의 불행은 서서히 닥치는 것이 아니라, 목이 부러지듯이 한 번에 자신도 알 수 없는 어느 사이에 몰아치는 것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불행이 전적으로 재스민의 잘못으로 야기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남편의 사기행위와 여러 차례 지속된 불륜으로 인해서 재스민의 모든 삶의 기반은 붕괴돼버리고 만다. 삶의 여러 가지 사건들이 원인과 결과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삶의 불행은 자신의 의지 또는 의도와는 무관하게, 우연히도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인생은 부조리하다.
다시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으로 돌아와 보자. 불행은 상실에서 기원한다. 1~10까지 모든 것을 가진 가정은 행복할 수 있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한 모습이다. 하지만, 1~10 중에서 단 하나라도 상실하면 그 가정은 불행하다. 1~10 모두를 상실한 모습일 수도 있고, 1~10 중에서 단 하나만 상실한 가정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 모습은 각기 다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진저와 재스민 모두 불행하지만 그 모습은 상이하다.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하지만 그 행복이라는 상태는 불안정한 상태이며, 어쩌면 허상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그 의지, 노력과는 무관하게 오히려 '행복과 불행이 우리의 삶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그래서 블루문(Blue Moon) 노래를 들으며,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며, 달로 상징되는 행복을 꿈꾸었던 재스민의 삶이 더욱 더 안타깝고 처량하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