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알 수 없는 힘이나 존재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혹은 언젠가 그런 순간이 내게도 찾아오기를 기대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단 한 번도 그 마음을 잃은 적이 없다.
‘내가 의로운 일을 하면, 분명 어떤 식으로든 보답받을 거야. 그것이 당장이 아니더라도, 우리 가족이나 내 친구, 내가 속한 세상이 대신 보답받을 수도 있겠지.’
하물며 오타니도 ‘운을 줍는다’는 마음으로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다는데,
의도가 어떻든 간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좋은 일을 한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마음이나 영혼까지 강요한다면, 그건 오히려 폭력이겠지.
드라마 <도깨비>를 보면,
어떤 아이에게는 빵을 건네주는 아저씨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살아갈 방법을 알려주며,
어떤 이에게는 전생의 덕을 빌어 이번 생에 보상을 내려주기도 한다.
그런 장면들을 보며 사람들은 대리 만족을 느끼고,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어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 저런 착한 사람이 보은을 받아야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도 도깨비가 되고 싶다.
그렇다고 어떤 초월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내 마음이 향하는 대로 ‘선’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도깨비가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며 방망이를 들고 춤추며 휘두르듯
신나게 ‘선’을 쿵쿵 내려치고 싶다.
내가 착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그런 행동 자체가 무척 즐거울 것 같아서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행동이 누군가의 행복을 보장해 준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음, 일단 돈이 많다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고,
어떤 정의로운 행동 같이 타인을 위해 몸을 던질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해줄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이번 생에서 그런 부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흠...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듯, 친절함도 결국 체력에서 나온다던데,
혹시 내 러닝이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친절함으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내 글쓰기가 누군가에겐 기쁨이 되기를,
내 직장 일이 누군가의 해외 시장 진출 기회가 되기를,
내 복싱이 누군가를 지켜줄 수 있기를,
내 친절함이 누군가의 마음을 달래주기를,
바라 본다.
도깨비처럼.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작지만 찬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