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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작가 Dec 25. 2023

직장에서 인맥을 입에 담는 사람들

인맥 人脈
명사  
1. 정계, 재계, 학계 따위에서 형성된 사람들의 유대 관계.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회사에서 인맥 관리하는 건 중요하단다. 하도 강조하길래 얼마나 대단한 관리인지 보니까

내게는 이렇게 보인다.

'영양가 없는 사람에겐 싸가지 없는 인간'


그러니까, 술자리 가서 상사에게 열심히 술 따르고, 충성충성을 외치고 그 피곤함을 아래 직원들에게 해장하는 인간이 바로 '인맥 관리'라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거다.


아쉽게도 드라마처럼 꼭 그런 사람이 곧 잘 승진을 하고 회사에선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다.

내게는 귀엽기도 하고 또 가소롭기도 하다.

어차피 회사 건물을 나가는 순간 그냥 동네 아저씨, 아줌마랑 다름없는 허울인데 말이다.

이런 사람들에게서는 가능하면 멀리 떨어지고, 내 직장생활은 가늘고 길게 가는 편이 좋으련만.


직장이 아니더라도 인맥을 강조하는 우리 주변 사람들에겐 어쩌면 인맥이라 불리울 사람이 이렇게 보이지 않을까?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마치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돈도 많아 보이는데 중요한 건, 나와는 별 상관없는 저 사람이 어쩌면 나에게 어떤 이득을 안겨줄 것만 같다. 앞에서 잘 처신해야 하는 사람이다.'

떡 가진 놈은 줄 생각도 안 하는데 말이다.  


음.. 나는 인맥 운운하면서 내가 누굴 안다는 둥, 누구한테 더 잘해야 한다는 둥 하는 사람들도 거른다.

별로 말도 섞고 싶지 않다.


도대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지.


그런 족속들은 자신이 아는 누군가의 사회적 지위나 부를 통해 자신의 등급을 표현하려는 사람이다.

싫다.

그리고 약아빠진 화술로 교묘하게 상대방을 낮춰 자신의 우위를 강조하는 사람도 싫다.

이해가 안 된다.

스스로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생각은 못할 망정 내가 발전 못하니 되려 상대방을 낮춰 자신을 올려쳐 보려는 같잖고 딱한 언변이다.


인맥 어쩌고 하는 사람은 싫고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이 좋다.

인맥엔 위계가 있고 인간관계엔 위계가 없는 거 아닐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은 늘 자신이 하는 행위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과 행동거지를 조심한다.


인간-관계 人間關係
명사  
1. 인간과 인간, 또는 인간과 집단과의 관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인간관계가 원만하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여담

대기업에서 30년가량 해외영업을 하셨던 우리 수출전문위원님께서 퇴직하셨을 때 이야기다.

퇴직하고 나니 현업에 있으실 때 알고 지내던 회사 사람들, 거래처 사람들이 거짓말처럼 떨어져 나갔다고 했다. 형동생하며 지내던 사람들조차도 말이다.

자기 딴에는 동료 직원들 경조사도 다 챙기고, 관계를 위해서 굳이 그 사람과 하지 않아도 됐을 거래도 한 번이라도 더 했다지만 다 부질없었다고 한다.

나름 퇴직하면서 쌓은 인맥과 노하우로 사업도 시작했지만, 그 호기로움은 곧 사라졌단다.

뒤 돌아보니, 자기는 인간관계를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에게는 인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거다.

아쉬울 거 없다. 인맥은 인맥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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