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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Lee Aug 25. 2019

후회 없이 사랑하는 방법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샐리 티스데일-

죽음은 두려움이었고 슬픔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죽음과 사랑. 반대의 성질이라고 느낀다면 사랑 제대로 못해본 건 아닌가 자문해보라. 






책을 언급하기 전 머리에 떠오르는 영화 2편이 있다. 


길 정거 감독의 영화 이프 온리 2004


늘 곁에 있어 고마운 줄 모르는 것들. 공기, 물, 그리고 사랑. 


"순간을 살지만 영원을 살아가듯 모든 이를 대하는 우리"


죽음을 인지하고 나서  그녀를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되고 조건 없이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은 이안. 


그런 그에게 "둘이 아닌 하나가 된 느낌. 진정 한마음이 되는 거야. 사소한 것부터 심오한 것까지. 내 소망처럼 그렇게 된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아"라고 너무 늦지 않았다고 위로하는 사만다. 


피터 호튼 감독의 굿바이 마이 프랜드 1996


너무 오래된 영화라 내용이나 명대사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에이즈로 죽음이 다가오는 친구 덱스터에게 "좋은 죽음"을 선사한 내 친구 에릭. 


어른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생에서 나쁜 짓을 너무 많이 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너무 순수하고 맑은 영혼이라서... 











Memento mori

한동일 교수의 책 <라틴어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문장. 

라틴어는 사어(死語)이다. 현대에 아무도 쓰지 않지만 모두가 기억하고 배우길 원하는 언어. 

한 단어, 한 문장에 엄청난 삶의 철학과 지혜가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으로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책 2권

죽을 줄 알았는데, 모든 순간이 선물이 되었네
죽으려고 했는데, 다시 태어나는 선물을 받았네






그리고  후회 없이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 이 책!

인생의 여정을 상징하는 나뭇잎, 아름답지 아니한가!


나는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명확히 파헤치는 전문 서평가가 아니라, 책에서 오는 개인적 감동을 전하는 유한성을 가진 미래의 시체이다. 책 리뷰 아니고 내 마음 리뷰. 책을 읽으며 구석탱이에 끄적인 내 마음들. 

(여기서부터 마무리까진 읽지 않고 쭉쭉 내려도 좋을 듯하다. 책을 분실했을 때를 대비해 기록한 내 생각들)


1. 위험한 상황


"취약성(fragility) - 유한함이 있기에 더 가치 있는 것들" p.14

"죽음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 

작가는 어떻게 조언할까?

죽음은 항상 삶 곁에서 우리와 함께 있는데,

누구나 경험하는 것, 

하지만 설레지 않을 순간." p.33


 2. 저항


"소중한 두 손을 잃은 느낌..." p.37

"언제 죽을지가 두려운 게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살지 못하고 죽을까 봐 두렵다." p.45

"삶을 달콤하게 해주는 죽음" p.46

"부정 - 분노 - 협상 - 우울 - 수용 : 성숙한 방어기제가 필요한 이유" p.48

"나만 빼고..." p.49

"동의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이 없다면

삶은 허무주의가 되고 

의미 없는 삶에서 

고통이 없다면 행복도 없는데" p.50

"죽음 - 두려움 - 회피 - 억압 - 전의 그리고 창조

그럼 필요악 아닌가?" p.55

"욕심과 자부심, 오만을 치료하는 방법: 송장과의 대면이라..."p.55

"내 감정과 무의식은 '오늘은 아니야' 저항하고 있고,

내 이성은 수용하고 있는데, 

내 자아가 온전히 죽음을 이해하는 순간이 오기는 할까?" p.61


3. 좋은 죽음


"'자주적 죽음' - 죽음을 맞이하는 존재를 위한 공평한 게임" p.65

"'내 편견과 내 바람' - 주장에 대한 확고함과, 반대에 대한 관용" p.66

"인체는 기계와 너무 흡사한 듯하다.

정비/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축척되기 마려인데, 

아이폰은 그렇게 소중히 다루면서 왜 내 몸은 그러지 않나..." p.68

"내가 정한 가치에 부합하는 적합한 죽음" p.77

"돌고래... 생각나는 그 사람" p.92

"좋은 죽음은 :

내 죽음을 슬퍼하지 않고 

나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감사하고 기록하는 이가 많은 죽음.

어떻게 죽어가느냐 보다 죽고 나서 역사와 추억에 어떻게 남을 것인가 하는 죽음. p.93


4. 의사소통


"해결사x, 비교자x, 투덜이(whingers)x

잠시 들러 차 한잔과 수다 후 나가는 길에 쓰레기 버려주는 친구o" p.99

"죽어가는 이와의 대화법을 

모든 소중한이와 한다면

관계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p.102

"투사를 빙자한 핑계와 분노 - 미성숙한 방어기제,

모두를 힘들게 하고 상처 줄 뿐..." p.104

"죽음 앞에서도 '신뢰'를 잃지 않기를" p.109

"모든 상황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것들!" p.110

"죽어가는 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우리는 불명확한 죽음의 때를 살아가고 있는데, 

그럼 모든 이에게도 주의해야 할 말들이 아닐까?

삶이 힘든 모든 이에게 대처해야 할 우리의 자세 :

'입은 닫고, 귀는 열고, 마음은 집중하고'"

미안하다. xx야..." p.113


5. 마지막 몇 달


"죽어가는 이의 통증과 우울함을 이해하는 것,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도울 수 있다." p.136


6. 집에서 모신다고?


"환자가 원하는 시설을 택하는 것,

환자의 요구를 알아차리는 것,

가족의 사랑과 희생은 차라리 시설보다 못한 거구나." p.154


7. 마지막 몇 주


"'마지막'이 주는 소중함 : 

모든 이를 마지막으로 보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모든 순간을 마지막처럼 즐긴다면, 

모든 것은 너무도 감사하고 소중해질 텐데." p.161

"폭력으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불법을 저질러(그거 밖에 할 수 없으니까...) 젊은 날을 모두 감옥에서 보내다,

이제야 평온에 이르렀는데, 

간암으로 죽는다....

이런 인생의 의미는 뭘까?

적어도 마지막에 관심을 베푸는 이가 있음이 그는 만족할까?" p.162

"식음은 거부하는 본능을 존중하는 것,

마지막 순간에 찬란함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죽음을 맞이하는 가장 성숙하고 고귀한 자세" p.179


8. 마지막 며칠


"응, 집에 가자..." p.184

"나도 궁금하다 

같은 증상에 누구는 죽고 누구는 버티고,

연유가 무엇일까?" p.185

"'폐렴' 나의 할배도 노인의 친구 두셨네..." p.186

"지안(至安), 평안함에 이르렀는가?" p.199

"철저히 죽어가는 이를 위한 배려. 

죽어가는 이가 산자를 위해 고통받지 않아야 하지만, 

산자가 죽은 자 때문에 받을 고통은 분리해야 하지 않을까" p.207


9. 마지막 순간


"지금 이 순간만이 나는 나이고, 

지난 시간은 내가 아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나의 모든 지난 순간이 나로 기억된다.

그래서 다들 그렇게 마지막을 위해 

바락바락 살아가나 보다. 

내가 아닌 모든 순간이 내가 되는 '마지막 순간'.

비싼 팬티 입어야지." p.213


10. 시신


"memento mori 

그대는 죽어야 할 운명임을 기억하라" p.222

"혼돈 속에서 사랑을 쫒는 존재,

사랑을 찾음으로 삶은 경이로워진다." p246

"불평등은 탄생과 함께 평생 모든 이를 괴롭히다가, 

죽음의 순간에서야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는구나. 

고통받는 이들이 자살과 죽음을 갈망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의 본능 일지도..." p.250

"조금 불편하게 간들 어떻소.

그래도 당신은 숨 쉬고 있으니. 

지금 살아있는 순간에 감사하시오.

당신도 곧 죽을 테니.

memento mori" p.266

"내가 죽고 내 시체가 후대와 자연을 헤친다면,

그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안긴다면,

그보다 더럽고 추한 죽음이 있을까.

유해물질이 아닌 비옥한 비료가 되고 싶다. 

별이 된다는 것. 

우주에서 지구를 봤을 때, 

푸른 몸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기여해야, 

우리는 비로소 별이 되었다 말할 수 있겠지." p.266


11. 애도


"이렇게 훈련되고 경험이 많아도, 

저렇게 슬플 수 있구나. 

아직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지 못했다. 

늘 죽음에는 덤덤하지만, 

그 날이 오면 견딜 수 있을까..." p.270

"애통 = 후회/분노 = 두려움" p.274

"애도하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회상하기" p.282

"영원치 않음 때문에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 것만큼, 

상처 받기가 두려워 사랑하지 않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이 있을까?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 그 사람이 더 가치 있고 소중하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하면, 

두려움 따위는 설자리가 없다.

죽을 만큼 열심히 살면, 

우울할 틈도 피곤할 틈도 없듯이" p.293


12. 기쁨


내 곁에 없고, 만질 수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나 여기 있어' 속삭이는 그 존재. 

유한하였기 때문에 더 소중했던 그 존재. 

나를 애통하고 속상하게도 했었지만, 

이제는 내게 추억이 되고 향기가 되어 나를 미소 짓게 하는 그 존재. 

고마워, 내 곁에 있어줘서. 보고 싶다... p.299


부록1 죽음 계획서 준비하기

부록2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부록3 장기와 조직 기증

부록4 조력사


"필요한 건 알지만 아직은 피하고 싶은 현실. 

여전히 두렵기 때문에...

'조금만 나중에요...'" p.303 





이 책을 다 읽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친구에게, 지인에게 고백했다. 


사랑한다고

우리가 함께 할 날이 얼마나 남은지는 모르지만, 

당신의 존재가 내게 정말 소중하다고.


이제는 죽음을 기억함으로 후회하지 않는 사랑을 하겠노라고. 

살아가는 매일 매순간이 너무 감사하다고.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사랑 덕분에, 

내 눈에 비친 사람과 자연과 만물이 참 아름답다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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