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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Dec 01. 2020

<리컨스트럭션> (2003)

Reconstruction

한국 개봉 당시 포스터에 쓰여 있었던 “  겨울 코펜하겐의 하루,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라는 문구에 홀려 봤던 영화입니다. 운전기사 없는 지하철이 터널을 달리고, 정적인 드문 거리에 찬바람이 나부끼는 코펜하겐의 시크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도시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고, 배우들의 입에서 나오는 덴마크어의 투박한 악센트가 오히려 감미롭게 들리는 신기한 영화였습니다.

자신의 애인을 두고, 첫눈에 반한 여자와 무작정 하룻밤을 보내는 남자. 하지만 그녀와 헤어지고 돌아오니 자신의 집은 사라지고 애인을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단순한 플롯이 남자와 여자의 시점으로 재구성되고 같은 장면들이 반복 등장하는 시간과 공간이 혼재되어, 사랑 앞에서 방황
하는 남자의 복잡한 마음속을 대변하고 끝없는 미로의 소용돌이 끝에 결국 사랑을 잃게되는 남자의 쓸쓸한 뒷모습과 인적없는 코펜하겐의 거리를 비추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같은 배우가 남자의 애인, 첫눈에 반한 여자의  역할을 모두 연기하여, 사랑에 빠진  제대로 분간할  없는 남자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설정할  있었어요.

몽환적인 푸른  아래 마술을 부리는 남자로 시작하는 첫장면과 남자의 공허한 뒷모습으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  둘을 감싸는 오프닝과 엔딩 크레딧에는 Fred Astaire Night and Day 등장합니다. 여러 버전이 있는데,  영화 속에는 1952 앨범 버전으로, 느린 템포에 담담한 프레드의 보컬이 영화의 분위기를 근사하게 조성합니다. 담배 자욱한 바에서 들려오는 전개를   없는 재즈음악과 닮은 영화. 우리의 사랑과 기억들도 끊임없이 “재구성되며 무의식과 기억 사이를 떠나니고 있겠죠.

https://youtu.be/ujLfLNcjn_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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