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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Dec 09. 2020

<러브 오브 시베리아> (1998)

Сибирский цирюльник

저는 러시아를 정말 좋아해서 세 번 여행했는데요. 그 중에 두 번은 언제나 연말연초에 맞춰서, 차가운 겨울을 만끽하고 돌아왔습니다. 코로나 이전 마지막 여행엔 작년 크리스마스날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탑승, 이르쿠츠크까지 이동했습니다. 모스크바는 이전 러시아 여행으로 두 번 가봤지만 두고두고 가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에요.

약 3일 반 간의 열차여행동안 이 영화의 ost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제인과 안드레이도 모스크바로 향하는 열차 1등석에서 처음 만났죠. 혁명의 전야를 예감하던 혼란스런 러시아 황실 말기. 명예와 사랑에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된 안드레이와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끝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제인. 사랑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거대한 폭풍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걸릴까요. 비극적인 운명을 예상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생애 단 한번의 감정.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와 어울러 한 편의 연가가 되었습니다.

러시아 영화음악의 명장 Edward Artemyev의 장엄하고 애수어린, 러시아의 로망스 노래를 듣는 듯한 애절한 선율이 세 번의 러시아 여행 내내 귓가에 맴돌았어요. 크렘린 궁과 시베리아에서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를 머리 속에 그려보았습니다. 안드레이가 유배를 가는 기차를 탈 때 친구들이 배웅하며 흐르던 Friendship과 아름답고 슬픈 사랑의 선율 The Love를 들어봅니다.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은, 차갑지만 매력적인 나라 러시아입니다.


https://youtu.be/IdtOz9gjL3k

https://youtu.be/dFiycl1rv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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