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ltan Kodaly
19세기 후반~20세기 초에 걸쳐 클래식 음악의 주류였던 독일, 프랑스 이외의 다른 유럽국가들에서 고유의 민족적인 리듬과 선율을 작품에 접목하여 민족주의 음악을 꽃피우고, 이를 통해 정체성을 공고화하는 시도들이 발견됩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헝가리인데요. 벨라 바르토크와 졸탄 코다이(Zoltan Kodaly)는 돈독한 음악적 동료로서, 함께 지방을 순례하며 고유의 민요와 선율을 수집하고 이를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 재해석하였습니다.
1882년에 헝가리에서 태어난 졸탄 코다이는 1902년 부다페스트 음악원에 재학, 헝가리 국민 음악을 창조하겠다는 일념을 품고 1907년 바르토크와 만나 헝가리 민요 채집에 힘씀과 동시에 파리를 여행하며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의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제1차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에도 작곡활동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이 시기에 무반주 첼로 소나타에 이어, 오늘 들어볼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D단조, 작품번호 7 등의 명곡을 탄생시켰습니다. 이후에도 헝가리 정부의 위촉을 받아 헝가리의 민족성을 담은 다양한 관현악곡, 합창곡 등을 작곡하며 명성을 알렸는데요. 급진적인 바르토크의 음악들에 비해 조금 더 선율적인 특성이 잘 드러나 좀 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D단조, 작품번호 7은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던 즈음이인 1914년에 작곡된 곡으로 긴장된 상황 속에서도 음악을 놓지 앟았던 그의 의지가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서양음악의 양식에, 헝가리 민요수집 여행을 통해 채집한 선율을 본격적으로 반영한 곡이이도 한데요. 1악장의 초반부 부터 헝가리 특유의 민족 선율과 리듬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Risoluto(과감하게)로 시작하는 가운데, 프레이즈로 상승하며 피치카토로 생동감을 더하는 바이올린의 선율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이내 고요한 tranquillo 분위기로 잦아듭니다. 2악장 아다지오를 거쳐 3악장에서는 느린 선율을 지나 중반부에 이르러 빠른 프레스토의 템포로 전개되는, 역동적인 헝가리의 선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바이올린과 첼로라는, 두 악기의 편성으로 구성되어 눈길을 끄는 곡이기도 하지요.
1악장. Allegro serioso, non troppo
2악장 Adagio: Andante
3악장 Maestoso e largamente, ma non troppo lento: Presto; Meno mosso: Presto
지난 2019년 평창대관령음악에의 실황 연주로 들어보세요. Ning Feng의 바이올린, Natalie Clein의 첼로 연주입니다. 전체길이가 약 26분 정도 되는 긴 곡인데요. 전체를 다 들으시면 좋지만 시간이 없다면 1악장은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