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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yescas

Enrique Granados

by Jacques

스페인 근대 민족주의 음악가하면 대표적으로 세 분이 거론되죠. 마누엘 드 파야, 이삭 알베니스, 그리고 엔리케 그라나도스입니다. 스페인의 춤곡, 민속 선율등을 클래식 음악에 대입하여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하였습니다. 근대음악을 설명하는 데 있어 한 축을 이루고 있구요. 스페인 하면 프랑스 작곡가인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의 음악을 통해 역사적으로 아랍민족 등 여러 문화가 섞인 안달루시아나 카스티야 등 스페인의 고유한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의미있는 감상일 것입니다.


피아노를 치셨던 분들이라면, 알베니스와 그라나도스의 이름이 낯익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세광이나 태림출판사의 피아노악보 시리즈를 많이 구입하셨을 텐데요. 작곡가 목록의 후반부에 알베니스와 그라나도스의 이름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쇼팽이나 리스트 등의 주요 작곡가만큼은 아니었겠지만 이들 역시 피아노 레퍼토리를 많이 남겼고, 특히 그라나도스는 그 자신이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만큼 피아노 작품을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Goyescas는 약 1시간 가량 길이의 모음곡으로 그나나도스의 걸작 피아노 작품중 하나이고, 후에는 오페라로도 편곡되었습니다.


그라나도스.GIF


1867년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와 파리에서 음악공부를 하고 1883년 피아노 상 수상, 1889년 바르셀로나에서 귀국 독주회를 하는 등 피아니스트로서의 화려한 커리어는 피아노 솔로작품의 작곡으로 이어집니다.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1911년에 작곡되었는데요. 총 2권에 6곡이 담겨있고 이후에 별도로 출판된 지푸라기 인형 (El pelele) 역시 고예스카스의 부속물로 포함이 되어 연주되거나 녹음되기도 합니다. 얼마전 포항국제음악제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리사이틀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교야.GIF

고예스카스의 5번째 곡 사랑과 죽음에 영향을 준 고야의 그림



이 곡에는 사실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피아노곡 고예스카스의 성공 이후 그라나도스는 1915년 이 작품을 단막 오페라로 편곡하여 1916년에 초연을 했습니다. 그러나 뉴욕에서의 초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스페인으로 돌아가던 중 독일 잠수함에 의해 그라나도스 부부가 타던 배가 격침되어 영불해협에서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기구한 운명이 아닐수가 없는데요. 만약 이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작품을 남길수 있었을텐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1시간에 달하는 긴 작품이지만 스페인의 특유의 선율에 매료되다보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인데요. 특히 네번째 곡인 <비탄, 또는 처녀, 그리고 나이팅게일>의 일부 선율은 라틴팝의 명곡 "Besame Mucho"에 차용되기도 하였죠. 이 부분에 한번 주목하며 들어보세요.


(1권) 1. 사랑의 속삭임 (Los requiebros)

2. 창가의 대화 (In Coloquio en la reja)

3. 등불 옆의 판딩고 (El fandango de candil)

4. 비탄, 또는 처녀, 그리고 나이팅게일 (Quejas, o la maja yel ruisenor)

(2권) 5. 사랑과 죽음 - 발라드 (El amor y la muerte - Balada)

6. 유령의 세레나데 (Epilogo: Serenata del espectro)

(별도) 지푸라기 인형 (El pelele)


각 곡별 자세한 설명은 아래를 참고하시구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0131&cid=59000&categoryId=59000


고예스카스의 최고연주는 역시 스페인의 피아니스트 알리시아 데 라로차입니다. 데카를 통해 음반도 나와 있구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주입니다. 1984년 실황녹음으로, Pelele까지 포함된 버전으로 준비했습니다.


https://youtu.be/gcgI2UTDcXg


오페라 버전의 고예스카스 중 유명한 간주곡도 같이 감상해보세요.


https://youtu.be/oLqPxRWYO2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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