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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esta do Amazonas

Heitor Villa Lobos

by Jacques

제목은 모르더라도 선율은 한번씩 들어봤을 곡 <브라질풍의 바흐 5번>. 주로 가사가 없는 Vocalise 형식으로 자주 연주되고 있는 레퍼토리인데요. 제목에서도 볼 수 있 듯 브라질 작곡가인 에이토르 빌라 로보스(Heitor Villa Lobos)의 작품입니다.


1887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스페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빌라 로보스는 1905년 브라질 북동부를 여행하며 민 민쵸 및 민속음악을 수집하고, 리우의 국립음악원에서 공부하며 브라질의 고유한 음악적 스타일을 적용한 독창적 스타일을 구축하였습니다. 브라질 오지의 풍속과 음악의 조사를 실시하여 민족적인 개성을 드러내게 된 것이죠. 그에게는 아마존 숲 등 브라질 여행이 큰 영향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1912년 아마존 우림지역을 갔다온 것으로 마지막으로 리우에 정착, 1944년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였습니다. 기타, 피피아노, 관현악곡 등 다양한 곡들을 남기며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캡처.GIF


오늘 들어볼 작품은, 교향시인 <아마존 숲(Floresta do Amazonas)>으로, 그의 작품들 중 상대적으로 생소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약 1년 전인 1958년에 작곡된 곡으로, 원래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영화 녹색의 장원(Green Mansions)의 음악으로 위촉되어 작곡되었다가, 영화의 분위기와 그가 작곡한 결과물이 잘 맞지 않아 대부분 영화에 사용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에 그는 영화 속에 삽입된 일부 곡을 비롯하여 재창작에 돌입, 소프라노와 합창, 기타가 함께하는 관현악 편성의 곡으로 재발표합니다.


이 작품은 빌라 로보스가 주로 수작업으로 기보를 진행한 데다가 그마저 악장 구분 등이 명확하지 않아 녹음 및 공연시에 따라 주제 등이 다르게 구분되는데요. 이 때문에 무대에 올리는데 수월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이를 후세에 통일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영화 녹색의 장원은 영국의 소설가이자 생물학자였던 윌리엄 헨리 허드슨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베네수엘라 남동부의 가이아나 밀림을 배경으로 정치적 탄압을 피해 도피한 한 젊은이와 숲의 소녀 리마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문명으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는 세태를 비판하고 있죠. 리마는 숲에서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조류인간으로, 이 곡에서 소프라노가 리마의 목소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사가 없는 보칼리제를 제외하고, 소프라노가 부르는 노래는 총 4곡인데요. 그 중에서도 Melodia Sentimental이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사는 포르투갈어입니다.


Acorda, vem ver a lua

Que dorme na noite escura

Que fulge tão bela e branca

Derramando doçura

Clara chama silente

Ardendo meu sonhar


깨어나라, 어두운 밤에 잠들어 있고

아름답고 하얗게 빛나는 달을 보아라

달콤함이 넘쳐나고

나의 고요한 꿈결의 열정을

선명히 부른다.


As asas da noite que surgem

E correm no espaço profundo

Oh, doce amada, desperta

Vem dar teu calor ao luar


깊은 공간으로 달아나 달려가는

밤의 날개들

오, 달콤한 그대가 깨어나

달빛에 온기를 부여하네


Quisera saber-te minha

Na hora serena e calma

A sombra confia ao vento

O limite da espera

Quando dentro da noite

Reclama o teu amor


이 감미롭고 고요한 시간 당신은

나의 것이라고 알고 싶었지

그림자가 바람에게 비밀을 털어놓아

기다림에도 한계까 있지

밤이 깊어지며

나는 당신의 사랑을 기억해


Acorda, vem olhar a lua

Que brilha na noite escura

Querida, és linda e meiga

Sentir teu amor e sonhar


일어나서 어둠 속에 빛나는

달을 바라봐

당신의 아름다움과 사랑을 원하지

당신에게, 나의 사랑은 오직 꿈일지라도. 아!


안타깝게도 결국 이 이야기는 비극으로 마무리됩니다. 리마를 악으로 규정한 사냥꾼(합창)들이 리마를 잡기 위해 나서게 되는데요. (Cacadores do Cabeca). 결국 리마는 죽음을 맞고 숲은 불에 타버리지만 (O Fogo na Floresta) 지만 곡의 말미에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들립니다. 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보듬겠다는 메시지를 암시하고 있죠. 이 작품은, 자연에 대한 경의와 함께 우리가 잃어버린 보편적인 사랑과 인류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1시간 가량의 길이의 곡으로, 각 부분마다 타악기와 불협화음 등 현대음악의 화성이 돋보이는 부분도 있고 서정적인 성악의 느낌이 가득한 부분도 있습니다. 일요일이니만큼 전체를 다 들으시길 추천드리구요. 그 중에서 위에 언급했던 부분은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곡이 연주될때마다 구성이 다른데요. 제가 준비한 영상에는 아래와 같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1. 서곡(Aberture, 합창)

2. 숲(A Floresta)

3. 인디오들의 춤(Danca dos Indios)

4. 깊은 숲 속 (Em Plena Floresta)

5. 새의 노래 1 (Passaro da Floresta 1)

6. 자연의 춤(Danca da Natureza)

7. 새의 노래 2 (Passaro da Floresta 2)

8. 숲의 노래 (Canto na Floresta)

9. 위기와 전사들의 춤(Conspiracao e Danca Gerreira)

10. 항해(Veleiros, 소프라노)

11. 사냥하는 길(Em Caminhos para a Cacada)

12. 새의 노래 3 (Passaro da Floresta 3)

13. 새벽의 노래(Cair da Tarde, 소프라노)

14. 새의 노래 4 (Passaro da Floresta 4)

15. 전사의 춤(Danca Gerreira)

16. 간주곡

17. 숲의 노래 2

18. 헤드헌터들(Cacadores de Cabeca, 합창)

19. 사랑의 노래(Cancao do Amor, 소프라노)

20. 감성적인 멜로디(Melodia Sentimental, 소프라노)

21. 숲의 불(O Fogo na Floresta)

22. 에필로그


2016년 브라질에서의 실황 공연입니다.

adore CabeçaCaçadores de CabeçaCaçadores de Cabeça

https://youtu.be/bZ6oyNp9nCQ


소프라노 Nadine Sierra가 피아노 반주에 부르는 Sentimental Melody도 들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eaZuti6fpTA


보너스로, 빌라 로보스의 대표곡으로, 기타 솔로로 작곡된 Choro 1번도 준비했습니다.


https://youtu.be/cEhE_ORFw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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