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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 V

Giya Kancheli

by Jacques

기야 칸첼리(Giya Kancheli)는 조지아 작곡가로 주로 벨기에를 거점으로 활동했습니다. 그의 이름을 조지아어로 쓰면 გია ყანჩელი, 이렇게 된다고 하네요. 소련 붕괴이후 베를린을 거쳐 벨기에의 왕립 플랑드르 오케스트라의 상주 작곡가를 맡았습니다. ECM 레이블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의 작품들이 소개되었는데요. 지난 2019년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칸첼리.GIF


생전 7개의 교향곡,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예배곡 <바람의 탄식>, 피아노를 위한 33개의 소품을 비롯하여 조지아에서는 영화음악 및 연극을 위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활동하였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교향곡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느린 템포로 전개되지만, 그 안에서도 현악 사운드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화성의 불협화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러시아 작가 쉐드린은 칸첼리를 "막시밀리즘(Maximilism)을 갖춘 금욕주의자"라고 명했는데요.


오늘 들어볼 V&V는 1994년 발표된 작품으로 V&V fir violin, strings, and tape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2개의 V는 바이올린과 목소리를 뜻하는데요. 제목의 뒤에 tape, 즉 사람의 목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뜻하고 곡이 시작될 때 마치 영혼과도 같은 목소리로 문을 엽니다. 이는 미리 녹음된 테이프를 틀어놓은 것으로, 1988년 세상을 떠난, "조지아의 목소리"라고도 불린 테너 Hamlet Gonashvili의 생전 목소리를 녹음하여 이 곡을 연주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칸첼리의 교향곡 3번에도 참여한 전력이 있는데요. 이를 통해 신성한 목소리로 대변되는 "영원한 세계"와 바이올린 솔로 및 현악 오케스트라로 대변되는 "세속"의 세계를 대비해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원의 세계는 너무나도 짧은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 현악의 소리는 약 10분간 고요하게 지속되네요.


Sasha Rozhdestvensky의 바이올린, Vladimir Jurowsky가 지휘하는 러시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입니다.


https://youtu.be/Kg1gt21-C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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