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or Piazzolla
올해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이었죠. Nuevo Tango(새로운 탱고)로 명명되는, 탱고음악의 신기원을 연 장본인으로 탱고가 단지 춤으로서가 아니라, 음악으로서 완성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작곡가였습니다. 1921년 아르헨티나의 Mar del Plata에서 태어나, 1925년 온 가족이 뉴욕으로 이주하면서 재즈, 클래식, 그리고 Carlos Gardel의 탱고음악을 접한것이 음악에 대한 그의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1934년에는 Carlos Gardel의 눈에 띄어 그의 유명한 곡이자 동명의 영화 El dia que me quieras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하였죠. 1935년 Carlos Gardel은 어린 피아졸라에게 함께 투어를 가자고 제안하고, 피아졸라의 아버지는 그가 너무 어리다고 거절하였는데요. 이것이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Gardel과 오케스트라는 투어 도중 비행기 사고로 모두 세상을 떠나고, 투어에 합류하지 않았던 피아졸라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피아졸라는 뉴욕에서부터 반도네온을 연습하였는데요. 반도네온은 양쪽이 모두 버튼으로 달려있는, 마치 아코디언과 흡사하게 생긴 악기죠. 오늘날에는 탱고 공연에 항상 등장하고,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를 통해 많이 알려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이후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음악적 역량을 가꾸고 1953년 파리로 유학을 가, Nadia Boulanger 의 가르침을 받는데요. 당시 피아졸라는 탱고를 버리고 정통 클래식 음악에 접어들고 싶었으나, 나디아 불랑제는 그에게 너의 정체성인 탱고를 버리지 말고 이를 재창조시켜보라고 질책 또는 격려를 했던 일화는 매우 유명하죠. 이것이 바로, 재즈와 클래식 음악이 가미된 새로운 탱고장르인 Nuevo Tango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Libertango, Adios Nonino, Oblivion을 비롯한 수많은 태옥의 명작들이 탄생하게 되지요.
그 중에서도, 1979년에 작곡한 Acongua는 Nuevo Tango의 정점에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반도네온 협주곡으로, 타악기와 현악으로 편성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목인 Aconcagua는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일컫는데요. 그만큼 웅장하고 가슴 벅찬 선율과 리듬을 담고 있는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전통적인 협주곡의 3악장 형식으로 1악장 Allegro marcato
2악장 Adagio, 3악장 Presto의 빠른 -느린 - 빠른 구성입니다. 특히 고요한 반도네온 선율로 시작하여 극강의 피아니시모로 이어지고, 첼로의 솔로와 현악과의 잔잔한 조화를 이루는 2악장과, 급격한 탱고 리듬으로 전개되어 빠른 템포로 극단을 향해 거칠게 나아가는, Canyengue의 리듬으로 마무리되는 3악장 Prest 악장과의 대비에 주목해서 들어보세요.
0:17 1악장
6:53 2악장
13:46 3악장
이 영상에서는 피아졸라가 직접 반도네온을 연주하는데요. 약 28분까지가 반도네온 협주곡에 해당됩니다. 반도네오는 각 버튼이 각 음의 소리를 내는데요. 왼쪽과 오른쪽의 버튼별 음 순서가 다를 뿐더러, 같은 버튼이라도 악기를 벌릴 때와 오므라들 때의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에 배울 때 이를 어떻게 빨리 외우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악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도네온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