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ri Tomasi
코르시카 계통의 프랑스 작곡가 앙리 토마지(Henri Tomasi)의 원래 꿈은 항해사였습니다. 여름이 되면 코르시카 섬의 할머니를 방문하고 코르시카 전통 노래를 배우곤 했었는데요. 유럽을 벗어난 세계에 대한 관심과 코르시카 문화에 대한 애정은 그의 음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1925년 그의 첫 작품 "코르시카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탄생했고 후에는 타히티, 페루, 캄보디아 등의 전통 선율을 반영한 작품들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는 30~40년대를 중심으로 트럼펜, 트럼본, 바순, 오보에 등 현악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목관 및 금관악기들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색소폰도 그 중 하나로서, 1939년에 작곡된 "색소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발라드"는 금관악기에 대한 그의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로, 시인이자 그의 아내였던 Suzanne Malard의 시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14세기 중세 음유시인의 발라드 전통을 계승하고 있고, 색소폰은 이 시의 주인공인 광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Sur un vieux thème anglais, long maigre et flegmatique
comme lui
un clown raconte son histoire spleenétique
à la nuit.
L’ombre de son destin, le long des quais zigzague
et le goût
de mégot qu’en sa bouche ont pris de vieilles blagues
le rend fou.
Fuir son habit trop large et sa chair monotone
en n’étant
entre la joie et la douleur, qu’un saxophone
hésitant !
Son désespoir, au fond d’une mare sonore
coule à pic.
Et le clown se résigne à faire rire encore
le public.
영국의 옛 주제 위로, 그처럼 키가 크고 마르고
냉정한
한 광대가 밤에게 우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운명의 그림자, 지그재그하는 부들의 길이
그리고
그의 입 속의 담배꽁초의 맛이 옛 농담을 상기시키고
그를 미치게 하네.
너무 큰 코트와 단조로운 살결에서 벗어나
오직 유일하게,
환희와 고통 사이, 망설이는
색소폰!
그의 절망, 늪의 바닥 깊은 곳
끝으로 흐르네
그리고 광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걸 그만두었네
1악장 andante, 2악장 jitter, 3악장 blues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세 스코틀랜드 춤의 리듬과 멜랑콜리한 선율이 공존되어, 광대의 우울함이 3악장 블루스에서 팀파니의 끊임없는 운율을 통해 극대화됩니다. 클래식 음악의 영역으로 본격적으로 편입된 색소폰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그의 꿈이 항해사였던 만큼, 해군악단과의 협연은 색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 같네요.
색소폰 솔로로 연주하는 페루-나이지리아-캄보디아-스코틀랜드의 각 선율과 전통음악을 반영한 4악장의 "Évocations"도 흥미로운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