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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ème symphonique

György Ligeti

by Jacques



헝가리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György Ligeti)의 음악세계는 1956년 헝가리에 공산정부가 들어선 후 제대로 된 음악활동을 할 수 없을거이라 생각하여 비엔나로 망명하고, 당시 서구세계에서 주류를 이루기 시작하던 다름슈타트 학파 중심의 음렬주의 등 아방가르드 음악을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이 지나치게 교조적이고 음악 그 자체보다는 기법에 중시한다고 비판하며 점차 거리를 두게 되었고, 음괴(tone cluster), 마이크로폴리포니(micropolyphony) 등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기법을 추구하며 본인만의 독특한 음악양식을 구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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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에 작곡한 교향시(Poème symphonique)의 뒤에는, 더 긴 명칭이 붙어있는데요. 바로 ...pour 100 metronomes, 즉 100대의 메트로놈을 위한 교향시입니다. 악기레슨을 받으셨던 분들은, 일정한 박자에 따라 좌우로 이동하는, 이에 맞추어서 피아노 등을 연습하셨던 기억이 있을텐데요. 바로 그 메트로놈 100대의 박자와 추 소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음악입니다. 당시 아방가르드 예술흐름을 주도하던 플럭서스(Fluxus) 운동에 잠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이 작품은, 각기 다른 박자로 움직이는 메트로놈을 통해, 그 동안 "육성 또는 선율"만이 음악의 수단으로 인식되던 음악의 주요흐름에 반기를 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성음악를 비판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리게티는 설명했습니다.


무대에서는 10명이 등장하여 각 10대씩의 메트롬의 박자를 설정합니다. 잠시 몇분가의 정적이 흐른 후 지휘자의 신호를 따라 메트로놈들을 작동시키고 사람들이 사라지면, 각기 다른 박자에 따라 느리게 또는 빠르게 쉼없이 움직이는 메트로놈 추의 향연들의 펼쳐집니다. 이어서, 모든 메트로놈들이 조금씩 소리를 낮우고, 마지막 한대의 메트로놈이 느린 박자를 멈추며 고요한 상태에 접어듭니다. 그리고 10명이 다시 무대위에 등장하며 이 리듬과 혼란의 환영은 막을 내립니다. 메트로놈의 울림 뿐 아니라, 메트로놈이 작동하기 전과 후의 침묵의 시간도 음악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Sony앨범을 통해 발매된 버전은 약 20분 길이이지만, 영상도 없이 20분을 모두 듣기에는 아무래도 쉽지 않은 작품이기에, 10분정도의 공연 영상들로 감상하실텐데요. 첫 영상은 1963년 네덜란드에서의 공연 영상으로, 당시 네덜란드 방송국에서는 녹화 후 TV중계를 계획했었으나, 이 작품의 지나치게 전위적인 방식에 당황하여 급하게 방송계획을 취소하고 축구중계로 대체하여 훗날 리게티가 크게 비판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https://youtu.be/qOcBSFTu1oI



https://youtu.be/EZ3svyRqNd4


100대가 하나의 화면에 모두 담기니, 다소 그로테스크하지요?


https://youtu.be/xAYGJmYKrI4



전곡버전에 도전하시고 싶은 분은 이 영상을 참고해 주시구요.

https://youtu.be/fNW5xMfrrkc


인간들의 중얼거림, 기침소리도 음악의 일부가 됩니다.

https://youtu.be/pkX4JTNAPoE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은 자신의 작품에 Ligeti의 음악을 사용하였는데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Atmospheres와 "아이즈 와이드 셧"에 등장하는 Musica Ricercata 2번도 같이 들어보세요.


https://youtu.be/cW_o-T1CVrY



https://youtu.be/3DExkPNbo7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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