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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is Gymnopédies

Erik Satie

by Jacques

프랑스 근대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며, 훗날 드뷔시, 라벨등의 인상주의 음악과 6인조의 음악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에릭 사티(Erik Satie)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다양한 음악적 특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기존의 음악작법에 반기를 들어 조표나 마딧줄을 폐지하는 파격을 감행하는 한편, 1900년대에는 드뷔시의 조언에 따라 형식에 좀 더 중시를 두어 대위법을 다시 공부하고 고전음악 작법에 회귀하면서도, 피카소와 협업하여 큐비즘적 발레음악을 작곡한다든가, 실황 연주의 배경음악인 "가구 음악(Musique d'ameublement)" 개념을 정립하는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음악 이외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발표하였습니다. 일각에서는 그가 있었기에 미니멀리즘 음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칭송하기도 하지요

에릭 사티.PNG



에릭 사티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죠. 1888년에 발표한 <3개의 짐노페디(Trois Gymnopédies)>는 그를 유일무이한 작곡가로 만들어준 장본인과도 같은 음악으로, 프랑스에서 gynmopaeida는 고대 그리스의 축제에서 젊은 남성들이 나체로 또는 문장하지 않은 채 춤을 추는 의식을 뜻합니다 사티는 자신의 음악에, 기존에 전혀 사용되지 않거나 생소한 명칭을 직접 만들어서 붙이거나 차용을 했는데 이 음악도 그 중 하나에 해당되구요. <보바리 부인>으로 유명한 플로베르의 역사소설 <살람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곡입니다. 일각에서는 라투르의 시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에릭 사티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요.


각각의 곡들은 3/4박자에 지시어사 붙어있는데요. 1번은 느리고 고통스럽게(Lent etdouloureux), 2번은 느리고 슬프게(Lent et triste), 3번은 느리고 장엄하게(Lent et grave)입니다. 세상의 모든 근심과 고뇌로부터 유리되어 춤을 추지만, 찰나의 순간이 지속될 수 없기에 슬프다(Lent)는 느낌이 지속되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플로베르의 소설을 읽으면서 그 힌트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편안하게 들어보세요.


https://youtu.be/inZeDuvkboE


짐노페디 1번과 3번은 드뷔시에 의해 관현악곡으로도 편곡되었습니다. 다만, 3번을 먼저 편곡했기에 두 곡을 같이 연주할때에는 3번과 1번의 순서로 연주됩니다.


https://youtu.be/DmefcCo_Q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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