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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Dec 31. 2021

Eternity and a Day

Eleni Karaindrou

그리스의 작곡가 Eleni Karaindrou의 음악세계는, 역시 같은 그리스의 전설적인 영화감독 Theo Angelopulos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의 주요 영화들의 음악작업을 맡으면서, 테오도라키스 미학을 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는데요. 어두웠던 역사 속에서 희생된 민중들의 고난과 불안한 사회상 속 한 줄기의 희망을 놓치지 않았던 그의 영화들은 엘레니 카레인드루의 애절하고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선율을 입고 관객들에게 경이로운 영화적 체험과 성찰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리스가 본격적인 근현대사의 혼란을 겪기 직전인 1941년에 태어난 엘레니 카레인드루는 8세에 아테네로 이주, 고고학과 음악을 공부하고 그리스 군사정권 시절에는 파리에서 공부하다가 정권 종식후 아테네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그리스의 전통 악기를 연구하고 민속음악(ethnomusicology)를 다루는 라디오 방송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76년, ECM 레이블과 본격적으로 협업을 하기 시작, 연극과 영화를 위한 작품들을 만들고 이를 ECM을 통해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테오 앙겔로풀로스와는 1982년에 처음 만나, 1984년부터 2008년까지 그와 8개의 작품을 함께 작업하였으니, 그의 영화세계를 빛내 주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영화를 놓지 않았던 테오 앙겔로풀로스는 국내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저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항상 <영원과 하루(Eternity and a Day)>를 챙겨봅니다.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11번째 영화로서 죽음을 앞둔 시인이 19세기의 시인 솔로모스의 시어들을 찾는, 본인 인생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면서 알바니아계 난민 소년을 조우하고 자신의 곁을 먼저 떠난 아내의 환상과 마주칩니다. 당시의 어두운 사회상과 더불어, 인간의 인생에 있어 마주할수 밖에 없는 마지막에 대한 성찰을 초현실주의적인 영상 속에서 담담하게 그려내어, 한 해를 떠나 보내야 하는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면 더 감정이 혼란스러워지긴 합니다만 어느 순간에 평온에 다다르게 되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되어요.


앙겔로풀로스는 카라인드루의 음악은 자신의 영상들을 관통하면서도 이와 분리되어 있으며, 이미 유기적으로 얽여 있기 떄문에 그녀의 음악 없이는 자신의 영화를 볼 수가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깊은 신뢰와 존경을 드러냈는데요. 이제 그의 영화는 더 이상 볼 수 없고, 영화 속에서 시인을 연기한 브루노 간츠도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엘레니 카라인드루의 음악과 그의 영화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영화 속의 주요 장면들에 나오는 영화의 ost을 들어보시면서, 한 해를 차분히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엘레니 카라인드루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였구요. 첫번쨰 영상에서는 주요 테마라고 할 수 있는 By the sea의 멜로디가 등장하구요. 이 주제는 영화 내내 반복되어 등장합니다. 


https://youtu.be/0pjJLwiB0Nk


https://youtu.be/Bf-tXF6HtK4



https://youtu.be/ibkU8ZaL3OE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제 아내를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입니다. 


https://youtu.be/BSTvO_VmRzU


이스탄불에서의 라이브 연주이구요. 

https://youtu.be/aqgH0zVhWv8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로 듣는 Wedding Waltz입니다. 

https://youtu.be/PywpV0ySJys



https://youtu.be/vQUBC9Lf8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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