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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ques Jan 06. 2022

Violin Concerto

Alban Berg

클래식 관련 책을 보신 분들이라면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와 "12음기법"에 대한 내용을 보신 기억이 있을 텐데요.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은 기존의 일반적인 조성에서 탈피하여 음악의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자유로움을 부여한 획기적인 순간이었죠. 쇤베르크의 이런 12음기법을 계승한 작곡가들로는 안톤 베베른과 알반 베르크가 있으면 이들 세명을 흔히 '제2 빈 악파'로 분류합니다. 


이들 세명 중 낭만파적, 고전적 성격의 음악을 가장 두드러지게 작곡한 알반 베르크는 15세부터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하고 그의 형이 쇤베르크에게 베르크의 작품을 보여주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쇤베르크로부터 12음기법을 배우고, 이 기법에 "인간적인 가치"를 더한 작곡가로 불리는데요. 현악사중주, 오페라, 가곡 등 다양한 작품을 남기면서 세기말 비엔나를 장식한 새로운 음악적 흐름을 주도하였습니다. 


나치가 기승을 부리던 1935년에 탄생한 베르크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인 이 곡에는 "To the memory of an angel(천사를 추억하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요. 그리고 가끔씩 괄호 안에 Manon Gropius(마농 그로피우스)라는 이름이 붙기도 합니다. 구스타브 발러의 아내였던 알마 쉰들러가 재혼해서 낳은 딸이 마농이었는데요. 안타깝게더 베네치아 여행 중 척수성 소아마비가 발병하여 1935년 18세의 안타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 마농을 각별히 아꼈던 베르크 부부는 그녀의 슬픔에 슬픔을 가늘 수 없었고, 베르크는 마농을 추모하기 위해 이 곡의 작업에 착수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루이스 크라스너의 위촉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을 구상하는 도중 마농의 죽음을 겪고, 곡의 모티브를 마농에 대한 추모로 결정한 것이죠. 


두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곡은 12음기법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장3화음과 단3화음을 포함하여 곡의 중간중간에 조성음악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으며 캐른텐 지방의 민요선율과 바흐의 코랄 선율도 포함하고 있어, 현대적 기법과 전통적인 기법을 융합시킨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악장은 마농의 생전 모습, 2악장은 마농의 고통과 죽음을 그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2악장의 중반부부터는 코랄 변주곡의 형식으로 아다지오로 접어듬으로써 슬픔을 극대화합니다. 


분명 흔히 들리는 바이올린 협주곡에 비해서는 매우 난해하지만, 곡의 중간에 숨겨진 전통음악의 특성을 발견하고 마농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감상해본다면 이 곡이 가진 깊이와 매력을 서서히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시구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59000&docId=3579692&categoryId=59000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길 샤함의 연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https://youtu.be/61LmSoVCzL4


https://youtu.be/Rsp6Y_VOl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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