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ques Mar 02. 2022

Jste to vy, Katěrino Petrovno?

Káťa Kabanová

체코의 작곡가 야나체크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인물 중 한명을 꼽으라면 카밀라 스토스슬로바일 것입니다. 야나체크의 중후반부의 수많은 걸작들은 모두 카밀라로부터 영감을 받았거나 그녀에게 바치는 음악들이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야나체크는 유부남인 상태에서 그녀를 사랑했고, 막상 그녀는 야나체크에게는 진지한 마음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립지만, 그 덕에(?) 오늘날 야나체크의 격정적이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지요.


러시아 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야나체크는 독서 모임을 통해 정기적으로 러시아 문학작품을 읽고 이를 작곡의 소재로 활용하였는데요. 알렉산드르 오스트롭스키의 희곡 <뇌우>를 원작으로 한 <Káťa Kabanová(카티아 카바노바)>는 야나체크 나이 67세의 나이에 초연한 대표 오페라로 카밀라에게 헌정한 작품입니다. 줄거리를 보시면 야나체크가 자신의 상황에 빗대어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억압된 사회에서 자신의 열정을 찾고자 했으나 결국 실현하지 못한 두 연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저는 교환학생 시절 파리를 여행했을 때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마침 이 작품을 공연해서, 학생티켓 5유로로 시야제한석에서 관람을 했었는데요. 대략적인 줄거리만 읽고, 프랑스어 자막을 어설프게 따라가면서 야나체크의 오페라에 처음 눈을 떴습니다. 몇 년전에는 홍콩 아트페스티벌에서 체코 오페라 팀이 내한하여, 아시아에서 최초로 이 작품을 공연하기도 했는데요. 국내에도 언젠가는 소개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줄거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60509&docId=2270873&categoryId=60509&anchorTarget=TABLE_OF_CONTENT1


(해설)

https://www.artgy.or.kr/CO/CO0502M.ASPX?mode=V&boardid=people&code=153&depth=a


2막의 후반부. 볼가 강의 제방에서 보리스와 카티아가 만납니다. 보리스는 그녀를 보자마자 "Jste to vy"라고 하면서 반가워 하는데요. 남편이 있는 카티아는 그의 구애에 망설이지만 절절히 사랑을 고백하는 보리스의 진심을 깨닫고 그에게 격렬히 사랑을 표현합니다. 앞으로의 비극을 예고하는 격정적인 소용돌이의 2중창입니다.  


Boris

Jste to vy, Katěrino Petrovno?

(Káťa mlčí) Ani nevím, jak vám děkovati… (Káťa mlčí) Ach,

kdybyste, Katěrino Petrovno, kdybyste věděla… (chce ji uchopit

za ruku) jak vás mám rád!


카테리나 페트로브나, 당신인가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당신이 알고 있다면, 카테리나 페트로브나,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알기만 한다면!


KÁŤA

(s úlekem, ale oči nepozdvihujíc)

Nedotýkej se mne, ach nedotýkej se mne! Jdi ode mne pryč!


제발 절 만지지 말아요! 나에게 손대지 말아요! 물러서요!


BORIS

Jak vás mám rád!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KÁŤA

Vždyť víš, že toho hříchu neodčiním, nikdy neodčiním. Vždyť mi jako

kámen padá na duši, jako kámen.


내가 속죄할 수 없다는 걸 잘 아시자나요! 절대로요!

마치 무거운 돌처럼 나의 영혼을 짓누르는군요, 무거운 돌처럼.


BORIS

Neodhánějte mne, neodhánějte mne od sebe!


날 쫓아내지 말아요! 당신으로부터 날 쫓아내지 말아요!


KÁŤA

Proč jsi přišel, proč jsi přišel! Vždyť jsem vdaná žena, vždyť mám až

do hrobu žíti se svým mužem… Co to na sebe chystám? Ty chceš

mojí zkáze?


왜 왔어요? 왜 온 거에요?

내가 결혼한 줄 알잖아요! 죽을 때까지 그와 살아야 한다는 걸 알잖아ㅛ!

내가 무슨 죄를 저지르는지! 내가 파멸하길 바라나요!


BORIS

Proč bych chtěl vaší zkáze? Když vás miluji víc než všechno na

světě! Když vás miluji víc než všechno na světě!


무슨 파멸을 바라겠어요? 세상 그 무엇보다

당신을 사랑해요!


KÁŤA

Chceš sebe zahubit, nás zahubit?


당신을 파국으로 몰아넣고 싶나요, 우리 둘다?


BORIS

Vaši vůli!


당신의 뜻이 그렇다면!


KÁŤA

Že jsem domov opustila, v noci přišla za tebou, nemám svobodné

vůle! Kdybych měla svobodné vůle, nebyla bych přišla za tebou!

Co nevidíš? (pozdvihne oči, zadívá se na Borise, se stoupajícím

rozechvěním) Tvoje vůle nade mnou vládne! Což to nevidíš?

(vrhne se Borisovi kolem krku) Živote můj!


그래요, 난 집을 떠났어요! 이렇게 당신을 보러 왔어요!

나에겐 자유로운 의지가 없어요! 나에게 의지가 있다면

당신을 만나러 오지 않았을 거에요!

모르겠나요? 나를 가지고 싶은 건 당신의 의지에요!

모르겠어요?


BORIS

Živote můj! (oba zůstávají v objetí)


나의 삶! 모든 것!


KÁŤA

Tak se mi zachtělo zemřít…


이대로 죽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BORIS

Pročpak umírat, když je nám krásně žít?


삶이 이토록 멋진데, 왜 죽음을 생각하죠?


KÁŤA

Nikoli, mně nelze žít!


난 아니에요, 이럴 수 없어요!


BORIS

Neříkej mi takových slov! Nemuč mě! Což mi tebe není líto?


끔찍한 말 하지 말아요! 나를 괴롭히는 군요! 나에게

미안하지도 않나요?


KÁŤA

Nač mě litovat? Nikdo není vinen, já sama, sama přišla za tebou.

Nelituj mě, zahub mě, ať všichni vědí, všichni vidí, co dělám!


왜 미안해해야 하죠?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나 혼자 당신을 만나러

여기 왔다구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죽음을 줴요!

모든 사람들이 내가 한 짓을 알 수 있게!


BORIS

Nač na to pomýšlet!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KÁŤA

Když jsem pro tebe se hříchu dopustila, proč netrpět! (prudce

se objímají)


당신 때문에 내가 죄를 저질럿다면, 왜 고통스럽지 않겠어요?


BORIS

Nač na to pomýšlet!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오페라 전체 영상을 제외하고는, 이중창 영상이 하나밖에 검색이 안 되어서, 잘츠부르크 프로덕션의 영상으로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궁금하신 분은 전체를 감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https://youtu.be/QwmLUM8PE0I

매거진의 이전글 Co chvíla, co chvíl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