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Teu Poema - Carlos do Carmo

그대의 시에는

by Jacques

아말리아 호드리게스로 대표되는 구세대와 오늘날 신세대 파디스타를 잇는 명장 Carlos do Carmo를 알게 된지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저희 프로젝트 사진을 보시면, 포르투갈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의 전집 앨범을 보실 수 있어요. 최근에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된 음반들을 한데 모아 전집으로 나왔는데, 제가 이 전집을 구입한 이유는 바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Fado 음원들이 마지막 CD에 수록되어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물론 이것 뿐은 아니고, 원래 클래식음악을 즐겨 들어서 구입한 것도 있어요.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Fado였습니다.) 마리아 주앙 피르스의 피아노 선율에 따라 노래를 부른 이가 바로 Carlos do Carmo였고 그의 중후한 목소리에 매료되어 이런 저런 노래들을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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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두 카르무는,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게 돼요. 지난 1974년 4월 25일 포르투갈의 독재정권을 평화적으로 물리친 카네이션 혁명이 있었죠. 카네이션 혁명이후 포르투갈의 대중음악에도 일종의 변화가 찾아들어 기존의 Fado는 낡은음악, 구시대의 음악이라는 치부를 받게 되어 더 이상 예전의 인기를 누리지 못합니다. 이 자리는 혁명 시절에 불렀던 저항가라든가, 좀 더 현대적인 대중음악이 차지하지요. (이 음악들 중에서도 몇 곡 골라서 함께 들어보려고 합니다.)


이러한 대중음악 트렌드가 변화하는 와중에도, Carlos do Carmo가 건재할 수 있었던 건 훌륭한 파두 음악의 해석 뿐 아니라 재즈, 프렌치 팝, 스윙 등 다양한 장르들을 소화했기 때문이에요. 파두 대사로 활동하면서 2007년 UNESCO 유산에 파두가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되는 데 공을 세움과 동시에, 그 시대의 주류 장르 역시 그 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내었죠.


오늘 소개드릴 노래 No Teu Poema(그대의 시에는)도 전통적인 파두 장르는 아닌, Frank Sinatra 스타일의 스탠더드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카를로스 두 카르무는 포르투갈의 프랑크 시나트라라고 불린 적도 있었다고 해요.) 1976년 발매된 앨범 Uma Canção Para A Europa의 수록곡인데요. 앨범 제목이 "유럽을 위한 노래"인데, 바로 유럽에서 연간 개최되는 국가별 음악경연대회인 "유로비전"의 포르투갈 예선에 불린 노래들을 모은 앨범입니다. 보통 유로비전 예선은 참가자들이 자신의 노래를 가지고 참여하여 경연을 펼치는데 반해, 이 해에는 이례적으로 유로비전에 참여할 가수는 미리 선정하고, 예선에서는 선정된 가수가 출품된 모든 노래를 부른 후 최종 우승 한 노래로 유로비전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보통 영국에서 예선 시 차용하는 방식이라고 하네요. 바로 Carlos do Carmo가 그 해의 참가 뮤지션으로 미리 선정이 되었던 것이고, 예선에서는 그가 여러 노래를 연속으로 부르는 모습을 볼수 있었죠.


이 노래는 그 당시 대회에서 우승했던 노래는 아닙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와 "너의 시"로 표현되는 벅찬 감정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어서 함께 들어보고 싶었어요. Jose Luis Tinoco가 작사작곡한 노래로서,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보이스 포르투갈에서 참가자들이 이 노래를 꽤 자주 선곡하곤 했었습니다.


No teu poema
Existe um verso em branco e sem medida
Um corpo que respira, um céu aberto
Janela debruçada para a vida


그대의 시에는

가늠할 수 없는 텅빈 문장이 있지.

숨쉬는 몸, 열린 하늘,

인생에 기대는 있는 창문.


No teu poema existe a dor calada lá no fundo
O passo da coragem em casa escura
E, aberta, uma varanda para o mundo


그대의 시에는 깊은 곳에 숨어든 고통이 있지.

어두운 집에서의 용감한 발걸음

그리고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베란다


Existe a noite
O riso e a voz refeita à luz do dia
A festa da Senhora da Agonia
E o cansaço
Do corpo que adormece em cama fria


밤이 있네.

한낮의 빛으로 다시 빚어진 웃음과 목소리,

성모 아고니아 순례

그리고 차가운 침대에 잠드는 육신의 고단함


Existe um rio
A sina de quem nasce fraco ou forte
O risco, a raiva e a luta de quem cai
Ou que resiste
Que vence ou adormece antes da morte


강이 있네

약하거나 강하게 태어난 누군가의 운명

스러지거나 저항하는 자들의 위험, 분노와 투쟁

죽음 앞에서 승리하거나 굴복하는 자들이여.


No teu poema
Existe o grito e o eco da metralha
A dor que sei de cor mas não recito
E os sonos inquietos de quem falha


그대의 시에는

기관총의 절규와 메아리가 있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는 고통

그리고 실패한 자들의 불안한 잠들


No teu poema
Existe um canto, chão alentejano
A rua e o pregão de uma varina
E um barco assoprado a todo o pano


너의 시에는

알렌타주 지방의 노래가 있네

생선파는 여인의 거리와 외침


Existe um rio
O canto em vozes juntas, vozes certas
Canção de uma só letra
E um só destino a embarcar
No cais da nova nau das descobertas


강이 있네,

여럿히 명확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오직 하나의 글자로 쓰여진 노래

그리고 오직 하나의 정박지

새로운 발견의 배를 맞이하는 부두


No teu poema
Existe a esperança acesa atrás do muro
Existe tudo o mais que ainda escapa
E um verso em branco à espera de futuro


그대의 시에는

벽 뒤에서 빛나는 희망이 있지

여전히 벗어나고자 하는 모든 것

그리고 미래를 염원하는 텅빈 문장이.


그는 작년 2019년에 80세를 맞이했고, 그의 음악인생을 돌아보는 앨범 <Oitenta>를 발매를 하고 투어를 진행했는데요. 이 투어를 끝으로 라이브 공연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서 아쉬움을 자아냅니다. 1976년 예선 대회에서 불렀던 영상과 함께, 이제 나이가 들어 피아니스트 Bernado Sassetti의 반주를 따라 부르는, 조금은 더욱 원숙한 버전을 함께 준비했어요. 여러분들의 시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elRYSLbO0Y8




https://www.youtube.com/watch?v=WPsNKKd0c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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