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풍차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삼바의 이미지는, 카니발에서 볼수 있는 흥겨운 리듬과 춤이지만 삼바라는 하나의 장르 안에도 여러 형태의 장르들이 있습니다. 흔히 카니발에서 부르는, 대규모 타악기들이 동원되는 흥겨운 형태의 삼바는 Samba Enredo라고 불리고 지역에 따라서 Samba Carioca, Samba Batucada 등이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느린 템포의 발라드에 가까운 Samba Cancao(쌈바 칸사웅) 스타일의 노래입니다.
삼바는 2/4박자 형태의 춤 또는 노래로 브라질에 끌려 온 흑인 노예들에 의해 발전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 있는 장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흔히 Samba Cancao에서 재즈 리듬과 스타일이 더해진 것이 보사노바라고 정의가 되는데, 이 정의는 명확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삼바와 보사노바를 구분하는 기준은 리듬, 연주되는 악기(보사노바에서는 삼바에서 사용되는 타악기를 거의 보기가 힘들죠. 또한 삼바에서는 보사노바와 구분되는, 우쿨렐레와 비슷한 악기인 cavanquinho를 많이 사용합니다.), 가사의 내용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두 음악이 서로 깊은 연관성을 지니면서도 또 확연히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또 어려워 보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저도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구요.
오늘 노래의 주인공 Cartola는 리우데자네이루(또는 히우) 출생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이곳 저곳을 전전하다 오늘날 파벨라(브라질의 빈민촌으로, 치안 등 극심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음)가 형성된 망게이라(Mangueira)로 거처를 옮겼고, 여기서 18살에 Deolinda라는 여인과 결혼을 한 후, 삼바를 연주하는 Sambista들과 어울려 Arengueiros Carnival Bloco라는 밴드를 만들고 이것이 훗날, 오늘 날 가장 명망있는 삼바스쿨 중 하나인 GRES Estacao Primeira de Mangueira로 발전합니다. 이러한 음악활동은 1930년대에 절정을 이루지만, 38살에 극심한 병을 앓았고 그 병에서 회복되었을 떄에는 아내 역시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요.
이에 그는 새 아내와 결혼을 하고 Manilha로 이동하여, 음악활동을전면 중단하고 세상과의 연을 끊은 채 살아가게 되는데요. 1952년, Zica라는 새로운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며, 그녀가 음악활동을 재개할 원동력을 불어넣었다고 전해지고 1956년 기자 Sergio Porto가, 이파네마의 세차장에서 일하고 있는 Cartola를 발견하면서 그의 복귀를 도와주게 됩니다. 그리고 1974년에, 그의 생애 첫 앨범을 발표하게 되지요. (네, 맞습니다. 이전에는 그의 앨범이 발매된 적이 없었는데요. 음악활동이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오늘 소개할, 그의 가장 대표적인 노래인 O mundo é um moinho(세상은 풍차)는 1976년 두번째 앨범에 수로된,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Creuza Francisca dos Santos (1927-2002), Rosa do Espírito Santo와 Angenor Francisco dos Santos의 딸, 그리고 Cartola의 첫 번째 부인 Deolinda의 대녀를 위해 작곡되었다고 전해지는데요. Creuza의 어머니가 죽은 후, 그녀가 아직 어렸을 때 Deolinda와 Cartola는 그녀를 딸로 키우기 시작했었고, 이 노래는 그의 입양 된 딸이 자라나 그를 떠나려고 할 때, 세상은 아직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Ainda é cedo, amor
Mal começaste a conhecer a vida
Já anuncias a hora de partida
Sem saber mesmo o rumo que irás tomar
아직 이르단다, 얘야.
아직 세상을 채 알기 시작하지도 못했는데
넌 이미 떠나겠다고 말했지
아직 어떤 방향으로 갈 지 모른 채 말이야.
Preste atenção, querida
Embora eu saiba que estás resolvida
Em cada esquina cai um pouco a tua vida
Em pouco tempo não serás mais o que és
주의하렴, 얘야.
너가 이미 마음을 굳게 먹은건 알지만
네 인생이 곳곳에서 조금씩 넘어져
곧, 너가 원하는 모습이 되지 못하게 될거야.
Ouça-me bem, amor
Preste atenção, o mundo é um moinho
Vai triturar teus sonhos, tão mesquinho
Vai reduzir as ilusões a pó
잘 들으렴, 얘야.
주의하렴, 세상은 풍차와 같아서
너의 꿈을 무참히 짓밟아
너의 환상을 먼지로 흩날리고
Muita atenção, querida
De cada amor tu herdarás só o cinismo
Quando notares estás à beira do abismo
Abismo que cavaste com os teus pés
꼭 주의하렴, 얘야.
너가 사랑을 할 때마다 냉소만이 남아
심연의 끝자락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거야.
네가 직접 두 발로 파내려간 그 심연
풍족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삶의 굴곡을 헤쳐나간 Cartola의 삶에 대한 철학,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적인 환상을 심어주기 보단, 세상이 쉽지 않으니 굳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딸에 대한 더욱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앨범 속의 버전과, Cartola의 아버지를 옆에 두고 직접 노래를 부르는 버전을 준비했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dB6mPGLj2J8
https://www.youtube.com/watch?v=L8U1Y9PBfig
다른 가수들이 부른 노래도 시간이 되면 들어보세요. 특히 Ney Matogrosso는 카운터테너 음색으로 유명한 브라질의 대표적인 뮤지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y2TsEk-ZfA
https://www.youtube.com/watch?v=46rqb62LCbk
https://www.youtube.com/watch?v=PlP_coFcQ14
그리고 이건, 꼭 보실 필요는 없는 영상인데요. 상반기에 들었던 보사노바 보컬 수업 마지막 수업 날, 자유선곡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그 때 삼바노래이긴 하지만 이 노래의 일부를 짤막하게 불러 봤어요. (메인으로는 Chega de Saudade를 불렀었구요) 첫 줄부터 떨려서 발음이 틀렸는데 ㅎㅎ 정말 시간이 있고 궁금하신분들만, 들어주시면 됩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xb9RMqk3xE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