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딱지 설날, 우리우리 설날

by 자크슈타인


여느 때처럼 연휴가 시작되었다.


농사를 지을 때 너무나도 중요했던 태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한 해의 시작, 발전에 목메어했던 어느 시절엔 정부의 시책에 맞춰 ‘구정‘이라 불렸던 ’설‘, 까치까치 설날 우리우리 설날이다.


이번 연휴는 그렇게 길지도, 아주 짧지도 않은 어중간한 기간이다. 하지만 설 앞쪽에 주말이 붙어서, 지금 당장은 모르겠어도 설이 지나자마자 끝나버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짧은 연휴로 기억될 터다. 물론 연휴 뒤의 목-금 이틀 연차를 내어 9일간의 넉넉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전국적으로 휴일 모드로 들어서면 좋은 것이, 항상 빽빽하기만 하던 풍경들이 잠시 바뀌어 도로와 골목이 텅 비어있는 생경한 모습 속에 있을 수 있다는 것.


연휴에 들어설 때는 이런저런 결심을 해보게 된다.

새해에 결심했던 것들에 태만해지진 않았는지 되돌아보며 맘을 한번 다잡기도 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려 건강한 식단과 함께 헬스장을 찾아 근육과 유산소 운동에 매진해 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을 다녀오며 힐링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부족했던 것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려 하기도 할 것이다.


한 해가 끝나가는 12월이 되면 올해도 뭐 하나 특별히 이룬 게 없구나.. 하고 자조감에 쌓여 있거나, 휴 그래도 또 한해를 버텨냈네. 나 좀 대견하다.. 하며 스스로를 다독거리거나.

혹은 이렇게 또 한 해가 가고 또 한 살 더 나이 먹어 늙어가는 자신의 노화를 실감하며 야속한 세월을 탓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맞은 새해, 첫 일출의 풍경을 보도하며 잔뜩 상기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에 현혹되어 잠시 또 힘을 불끈 내어보았다.


그러다 어느새 ’새로운 출발‘이라는 착각은 서서히 흐릿해지고, 일상이 슬슬 피로와 권태를 밀어 올리기 시작하는 이때 즈음, 조용히 다가온 명절 연휴는 다시 한번 쉬어갈 틈을 주는 듯하다. 시작부터 잘못 꼬인 부분을 뭔가 고칠 수 있는 것 같은 희망도 주고. 그렇기에 감사하게 시작하는 휴식 모드의 첫날..


그러나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그럴듯한 계획을 만들어 보지만

어느새 연휴는 끝나버렸다는 것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