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카리아 시친의 지구연대기 5부작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제카리아 시친(Zecharia Sitchin)의 지구연대기 5부작 중 1권의 제목으로, 많은 동서양 문명의 뿌리가 된 고대 수메르 문명에 대한 정교한 해부가 눈에 띄는 역작이다.
1권.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2권. 틸문 그리고 하늘에 이르는 계단
3권. 신들의 전쟁, 인간의 전쟁
4권. 엘도라도, 혹은 사라진 신의 왕국들
5권. 시간이 멈추는 날
오래전 진지하게, 그리고 인상적으로 읽었던 인류 고대사와 지구의 이야기인 그레이엄 핸콕(Graham Hancock)의 ‘신의 지문(Fingerprints of the Gods)’과 비슷한 뿌리를 둔 학문적 탐구심과 인류존재의 근원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한 저자는 고대 종교와 문헌에 대한 연구, 고고학적 발굴의 성과 등을 토대로 한 연구결과를 이 걸출한 5부작에 담았다고 한다. 아쉽게도 4권과 5권은 아직 읽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난 외계 문명 기원설에 대해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느꼈고, 추정해 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가설로 생각해 왔다. 그런 이유로 신앙이 없는 것은 딱히 아니지만 말이다.
인간과 다른 영장류 간의 잃어버린 고리,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간극들은 아직까지 화석 발굴이 되지 않은 관계로 진위를 알 수 없는 상태이며, 일명 이런 미싱 링크(Missing Link)는 인류 종 외에 다른 방면으로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역사적인 부분만 보더라도 이집트 문명 등 고대문명이 그보다 더 원시적인 문명부터 순차적으로 꿰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까지 발전한 수준의 모습으로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한다. 원시적인 수렵, 채집의 시대에서부터 서서히 발전해 나간 중간 과정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지금도 고고학 현장에선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와 같이 기원전 8천 년, 혹은 만년보다 그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초고대 문명의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발굴되고 있다. 발굴과 연구가 보다 충분히 진행되면 우리 아이들의 역사책이 많이 바뀌게 될 만큼 말이다.
창조론은 처음부터 신화와 종교로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실재했던 초고대의 사실이 인류의 집단의식에 투영되어 벽화 같은 그림과 유물, 그리고 구전으로 전해오며 서서히 신화와 전설로 전해 내려오게 되었고, 종교의 뿌리가 되어온 것일 게다. 문자가 생기기 전, 그림과 구전에만 의존하는 전승은 대를 거듭하며 인간의 왜곡된 기억과 함께, 전승되던 당대의 시대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확대, 축소되어 왔으리라 짐작된다.
고대 그리스의 난파선에서 발견된 안티키테라 기계장치(Antikythera Mechanism)나 인디아나존스 등 여러 영화에 나왔던 미첼 헤지스 수정해골(Crystal Skulls), 우주선과 우주비행사를 묘사한 듯한 마야문명의 팔렝케의 덮개판, 이집트 아비도스 유적의 헬리콥터, 잠수함, 비행기로 보이는 벽화 그림 등 시기와 맞지 않는 유물을 가리키는 다양한 오파츠(OOPATTS, Out of Place Artifacts) 들을 보면 이런 심증이 더욱 공고해진다.
인간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에 대해서 상상력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경외감을 느끼게 마련일지니. 당시 인류의 수준으로 만들 수 없었던 유적과 유물들의 발견이나, 당시 사람들이 목격한 바를 남긴 듯한 벽화나 조각 등을 보면 이것은 어떠한 이유로 급작스레 사라진 고대의 선진문명이 있었거나, 훗날 신으로 추앙하게 된 지구를 방문했던 외계인의 모습을 남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이 외에 더 합리적인 추론이 어떤 것이 있을까.
기원전 1만 년~8000년경,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며 찾아온 간빙기에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의 상승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대홍수 역시 지역에 따라 수메르 신화의 대홍수 설화와 구약성경 창세기 노아의 방주로, 또 중국, 아프리카 등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유사한 대홍수 이야기가 종교와 설화, 전설로 전승되어 온 것이라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대륙이 갈라져 지구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던 고 인류들이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신화를 간직하고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는 것은 이 사건이 역사적 사건이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주에 지구 외의 천체에 생명체가, 특히 고등한 외계인이 있을 것이라 보는지, 외계 생명체와 외계 문명의 존재 여부를 물을 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전제로 확률적인 판단을 한다면 99.9%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우리 태양과 같은 별이 우리 은하계에만 천억 개가 넘게 있고, 이런 은하계가 모인 은하단이 또한 천억 개.. 끝없이 팽창하고 있는 이 광활한 우주를 생각하면, 각각의 별(항성)로부터 생명이 탄생하고 존재할 수 있을 만한 정도의 거리의 대역, 소위 골디락스 존에 있는 지구 같은 행성이 또 얼마나 수없이 많을 것인가. 드레이크 방정식의 설정하기 애매모호한 변수들을 떠나, 현대과학에선 이미 평행우주와 멀티버스의 개념까지 진지한 가설 중의 하나로 등장하였으니 말이다.
다만 아직은 인류 과학기술 수준의 한계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짧은 우주 탐사의 역사에 따라 우리가 그들을 여전히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그렇다면 거꾸로 그들은 왜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 것일까.
여기엔 두 가지 합리적인 추정이 있을 수 있겠다.
수억 년간 지구를 지배했던 길고 길었던 공룡 시대도 슈퍼 볼케이노의 폭발과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소행성 충돌 등으로 결국은 사라지고 포유류에게 시대의 장을 넘겨주었듯이, 모든 생명 종은 탄생과 멸종을 반복한다. 지구 역사를 보면 우리가 잘 아는 6,500만 년 전 후기 백악기 공룡의 멸종뿐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90%의 생명체가 멸종했던 4억 4,500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기 대멸종 등 가장 많이 언급되는 5회의 주요 대멸종 사건과 함께 그 외에도 십 수 차례 이상의 수많은 생물계의 대멸종이 있었다.
즉 문명을 건설할 만큼 지적인 존재가 있더라도 자신들의 행성을 떠나 짧아야 수광년, 보통은 수십광년 수백광년을 가야 하는 충분히 먼 거리까지 외계 탐험을 할 수 있을 만큼 그 문명의 유지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운석이나 화산폭발, 별의 팽창(적색거성)이나 혜성 등으로 인한 중력변화와 그에 따른 궤도이탈 등 그와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든, 아니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자원고갈, 혹은 전쟁이나 질병같이 스스로 자초한 내부적 요인이든 간에 말이다.
다른 하나의 추론은 설령 (우주적 관점에서 볼 때) 그토록 짧은 문명의 유지기간 동안 멸망하지 않으면서 외계를 탐험할 만큼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고도의 문명이 있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문명이라면 우리와의 기술 및 문명 수준의 격차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설령 그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보았다 하더라도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가령 우리가 조그만 웅덩이 옆을 지날 때 그 안에 뭐가 있는지 관심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것처럼, 초원에서 사자 구경을 하려고 사파리 투어를 하는 사람들이 높이 솟아오른 흰개미집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그 개미집 안에선 수천, 수만 마리의 흰개미가 미로 같은 거대한 방들에서 체계적인 사회를 이루고 있지만 말이다.
또한 그 정도의 문명이라면 사실 지적 유기 생명체가 직접 나서지 않고 AI가 탑재된 로봇을 탑승시켜 자신들이 프로그래밍한 계획에 따라 우주를 탐험하도록 할 확률이 더 클 것이다. 장거리 우주 탐사에 따른 생물학적 리스크나 고향에서 격리되어 광막한 우주공간에 남겨진 정서적 심리적 고립감을 생각할 때 충분히 그럴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고작 지구 안에서만도 이미 드론과 같은 무인시스템을 활용해 전쟁수행부터 택배배달까지 하고 있으며,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 않은가.
알 수 없는 미지의 비행체들이 고대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목격되고 있고(UFO), 수메르 신화나 인도의 마하바라타 등에 구체적인 기술로 등장하고 있으며, 중근세 다수의 회화 작품 속 배경 하늘에서도 엿보이고,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 돌아왔다고 주장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UFO 목격은 1,2차 세계대전 때 집중적으로 나타났으며, 핵무기 저장시설 등에서 유독 많이 목격되는 점 등은 그들이 인류의 혼란상이나 파괴력이 큰 무기에 대해 우려든 호기심이든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심증을 갖게 한다.
전직 캐나다의 국방장관, CIA, 영국 국방부의 관리 등 민감한 정보에 접할 기회가 많았던 이들의 폭로와 인터뷰 내용을 그냥 미친 관종의 목소리로 무시하기에는 이젠 미국의 국방부조차 자연현상으로 보기 어려운 식별되지 않은 미확인 비행현상(UAP)이 존재하는 것으로 지난 2022년 5월 청문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관련한 미 의회의 청문회는 1970년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것이며, 미 국방부는 미확인 비행현상(UAP, UFO의 다른 표현)의 영상을 공개하며 UFO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다만 UFO가 어디서 온 것인지 그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미스터리’라고 밝혔었다.
아직은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지만, 주류 역사계와 다수 학자들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와 정설에 너무 얽매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모든 증거와 의문들을 다시 하나하나 들여다본다면 우리 역사는 많은 부분이 새롭게 써지지 않을까. 그리고 언젠가는 ‘미지와의 조우’가 정말로 일어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노라면 티끌같이 작은 창백한 푸른 점 속에서, 찰나의 유한한 생을 살다가는 우리 인간의 생(生)이란 게 참 하찮고 허망하다. 그 안에서 번뇌에 휩싸여 때론 징징거리고, 때론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란 참…
* 그레이엄 핸콕 : 이코노미스트지의 동아프리카 특파원과 선데이 타임스지의 기자를 역임했다. 그의 주요 저서로는 신의 지문(Fingerprints of the Gods), 창세의 수호신(Keeper of Genesis), 오리온 미스터리(The Orion Mystery), 우주의 지문:화성 멸망의 수수께끼(The Mars Mystery:The Secret Connection Between Earth and the Red Planet)등이 있다.
초고대문명 전파자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받은 고고학자는 아니고, 주류 학계의 인정은 못 받고 있지만 그의 저서들은 5백만 권이 넘게 팔려 나갔다. 역사의 논쟁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그의 시각과 연구에 따른 저작들은 초고대문명에 대한 집대성으로 SF영화 등 숱한 창작물들에서 인용되고 있다.
* 제카리아 시친 : 러시아에서 태어나 팔레스타인에서 자란 유대계 미국인으로 팔레스타인에서 자라는 동안 고대 히브리어와 셈어 등을 익히고, 구약과 근동의 역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았다 한다.
수메르어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특히 수메르 유적에서 발굴된 점토판들의 해석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는데, 태양계의 알려지지 않은 12번째 행성으로부터 지구로 문명이 이식되었다는 주장을 하면서 학계와 종교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후 외계 문명의 지구 이식을 고고학적 사실과 과학적 방법으로 입증하는 그의 글들은 학계나 종교계 모두에서 30년 가까이 인정할 수도 없고 반박할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가 되어 왔으며, 그의 책들은 ‘SF소설보다 더 흥미로운 허구’라는 평가와 ‘모든 의문을 일거에 해소하는 역사 이론’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의 ‘지구 연대기’ 시리즈는 세계 각국에서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시친 자신은 새로운 천체가 발견되거나 외계 문명에 대한 확인할 수 없는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각국의 언론과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자문을 구하는, 다소 특이한 고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 오파츠(Out-Of-Place Artifacts, OOPARTS) : 미국의 자연주의자이자 동물학자인 이반 T. 샌더슨이 처음으로 주창한 용어로 "Out-Of-Place Artifacts"을 약칭하여 '시대를 벗어난 유물들'을 의미한다. 역사학적, 고고학적, 고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거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물체로, 가령 당시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문명의 수준보다 한참 높은 수준의 물건이 발견되거나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 시대에 "인간의 흔적"이 나오면 오파츠라고 부른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 같기는 한데, 시기상으로 설명하기 어렵거나 당시 기술력으로 만들어졌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물건을 칭하는데, SF나 미스터리물에 등장할 때에는 지금은 사라진 고대 문명이 만들었다는 설과 외계인이 전해줬다는 설 등으로 소개된다.
* 미확인 비행 현상(UAP) : 기존의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가 단순히 식별되지 않은 물체란 의미에 초점을 뒀다면 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는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아직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이라는 의미로 UFO를 대신해서 미국 정부가 선호하는 용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