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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시작: 적대적 외계 문명과의 조우

외계 지적 존재와의 만남에 대한 비관적 시나리오

by 자크슈타인


앞선 글에서 너무 낙관적인 시나리오만 생각한 것 같다. 물론 다른 항성계에서 지구를 찾아올 만큼 기술이 발달한 외계인이라면, 과학기술을 고도로 발전시켜 가면서도 스스로 깨우쳐 환경파괴나 기후변화 등 문명이 자멸할 수 있는 문제를 제때 막아냈을 것이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서 다른 생물 종과의 공존, 자신들의 행성과의 공존을 이루어 내어 지속적인 성장을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지구를 방문한 이유가 단순히 새로운 행성의 탐사나 평화로운 목적일 확률이 더 클 것이라는 추측은 변함이 없다.


다만, 이 역시 추론일 뿐이고 지적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이 항상 평화적이고 협력적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곳을 발견하면 정복하고 착취하고 학살을 자행해 온 인류의 역사를 스스로 돌아보건대, 오히려 그 반대일 확률도 있을 수 있겠다.



외계의 문명이 우리보다 훨씬 더 발달해 있고, 그들이 인류에게 적대적이라면, 인류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과학 소설과 영화에서 자주 다루어졌듯, 외계 문명이 지구를 침략하거나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은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시나리오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인류보다 고도로 발전된 외계 문명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가지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외계 문명이 인류보다 훨씬 앞선 기술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지구를 방문하는지에 따라 인류에게 주는 의미는 극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만약 그들이 지구의 자원을 노리고 있거나, 인류를 위협적인 존재로 간주해 제거하려는 의도를 가진다면, 인류의 생존은 거대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 경우 외계 문명과의 만남은 인류에게 단순한 탐구와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에 대한 싸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인류는 군사적, 정치적, 그리고 외교적으로 그들의 침략에 맞설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고도로 발전된 외계 문명과의 대립은 단순히 무기를 맞대는 군사적 갈등을 넘어서, 그들의 기술을 이해하고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적대적 외계 문명과의 만남은 인류가 기술적으로 단결하고 협력할 필요성을 촉구하며,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일치된 대응 전략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그리운 故 노회찬 의원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외계인이 침공하면 힘을 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이다. 제19대 총선 당시 야권연대를 비판하는 여당 의원을 향해 펼친 그 유명한 '외계인론'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툭하면 갈등 관계에 빠지는 사이라도 외계인이 쳐들어온다면 힘을 모아서 지구를 지켜내야 한다는 이야기였고, 이는 당시의 여당을 외계인에 비유해서 야권연대의 명분을 설파한 것이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다.


고도로 발전된 외계 문명이 적대적인 경우,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은 굉장히 제한적일 것이다. 그들은 이미 지구가 가진 군사적, 기술적 방어 체계를 훨씬 능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 유연성, 그리고 협력 정신이 외계 문명에 대항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우선, 외교적 시도는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될 수 있겠다. 그들이 고도로 지적이고 발달된 문명을 가졌다면, 지구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소통을 통해 그들의 동기와 목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인류의 언어학적, 과학적, 외교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설득과 중재를 통해 갈등을 피할 가능성을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만약(아마도)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고 그들이 물리적인 위협을 가해온다면, 인류는 생존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여기에는 지구 방어 시스템의 신속한 강화, 우주에서의 탐지 및 방어 기술 발전, 인류 문명을 보존하기 위한 이주 계획 등이 포함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일부 과학자들은 인류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화성이나 달과 같은 다른 천체에 기지를 설립해 문명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주 계획은 외계 문명이 지구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경우, 인류의 일부를 다른 행성으로 보내 인류 종과 문명을 지속시키는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인류가 외계인이 지구에 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을 때, 그들의 방문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때 그들이 오고 있는 방향의 반대쪽 대륙에서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기왕에 적대적 의도로 찾아온 외계인들이 인류의 일부가 조악한 로켓을 발사해 도망가려는 모습을 본다면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대로 둔다고 하더라도 이 로켓이 어디로 가는지를 탐지, 모니터링해서 달이든 화성이든 나중에 언제라도 찾아낼 수도 있겠다.



적대적인 외계 문명과의 조우는 단지 생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존재와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하게 만든다. 우리가 우주에서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외부의 지적 존재들에 의해 평가받거나 도전받을 때, 인류는 어떻게 자아를 재정립할 것인가.


이런 전 지구적 위기 상황에서는 인류가 더 이상 국가 간의 갈등에 집중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외계의 적대적 존재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류 전체가 하나의 문명으로 단결해도 될까 말까 할 것이기에. 과거 인류가 내부적인 갈등을 겪었던 방식과는 달리, 외계 생명체라는 공통의 외부 위협은 전 세계적인 협력과 연대를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정치적,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외계 문명이 적대적일 경우, 우리는 그들이 왜 적대적인지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들의 적대감이 자원을 둘러싼 경제적 동기인지, 아니면 지구인의 존재 자체가 그들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인지, 단순히 무의미한 장난 같은 것인지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그들의 도덕 체계와 가치관이 인류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는 것이 생존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그들과 싸워야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설득하거나 피해야 할 것인가? 만약 그들의 기술이 우리의 문명에 비해 너무나도 앞서 있다면, 우리는 그들의 윤리적 기준에 맞춰 행동해야 할지도 모른다. 살아남은 자들은 존엄성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굴복하고 그들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외계 지적 존재가 적대적일 경우,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생존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 경우 외계 문명과의 만남은 인류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사건으로, 단순한 호기심이나 탐구의 대상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전쟁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는 기술적, 외교적, 그리고 철학적 방법을 동원해 그들과의 갈등을 해결하거나, 문명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은 인류에게 더 큰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적대적이든 평화적이든, 외계 문명과의 만남은 인류가 우주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재정립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세계관과 행동 방식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중요한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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