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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wNhere Dec 28. 2020

청소를 게을리 하기 시작

어느 순간 화장실에서 냄세가 나기 시작했다. 

늘 쓸고 닦고.. 

욕실화 바닥까지 솔질을 하시던 어머니였는데... 

화장실에서 냄세가 나기 시작했다. 


본인은 모르시는 듯 하다


화장실 청소라고 하려고 들어가 앉아 있으면 

"애야 나와라 니가 뭘 하니... " 

하고 날 불러 일으키신다. 


그러면서 욕실 바닥에서 물때가 쌓이고 

이젠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시는 듯 했다. 


하루는 싱크대 모서리에 거미줄이 보인다. 

순간 눈을 의심한다. 거미줄이라니... 

베란다도 아니고 마당이 있는 집도 아닌데... 

아파트 싱크대 모서리에 거미줄이라니.. 

그러고 보니 조금씩 쌓여있는 먼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후각, 시각, 청각들이 무뎌져 간다 


하루종일 TV 앞에만 앉아 계신다. 

물론 식사도 챙겨드시고, 청소도 나름 하시는데... 

그런것들이 예전 만 하지 못 하다. 


가스렌지를 쓰는 것이 무서워 

음식을 정기적으로 배달하기 시작했다. 

그 시스템을 만드는데도 몇차례 실랑이가 벌어진다. 


근처에 사는 우리가 주문을 해 드리면 연신 괜찮다 하시기에 

멀리사는 막내 아들이 주문을 한다. 

자주 못 와 반찬을 해 드릴 수 없어 그러는 거라고...


늘 우린 핑계가 많아진다.. 



1. 시어머니는 4년 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습니다. 

2. 제일 처음 치매가 의심될 때부터 지금까지의 치매 행동에 대한 에피소드입니다. 

3. 저처럼 처음 치매를 겪는 가족 분들에게 "경험의 공유, 위로"라는 마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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