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잊어버리는 일이 없게 만들려면

정리 잘하세요?

by Jade

나는 정리를 못한다. 좀 심각할 정도로. 이건... 유전인 것 같다. 저번부터 유전 탓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절반정도는 순수하게 내 탓이겠지! 하지만 몇 년 전 이사 후 정리를 도와주러 온 어머니, 그리고 친구들의 모습을 비교하니 뭔가 깨닫는 부분이 있었다고나 할까. 나는 많은 일을 벌여놓고 곧 잊어버리는 사람이다. 나의 어머니도 그렇다. 일정 기록을 다시 시작하면서 아주... 그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벌려놓고 아무튼 정체 상태인 일(...)

1. 웹 크롤링 - API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일단 환경 세팅으로 시작(만 함)

2. 파이썬 공부 - 연초에 0원 강의 신청해 둠. 연말까지임. 복습차원에서?

3. 오픽 - 한참 영어 점수 없는 게 나도 모르게 위축되었다.

4. 이사 준비 - 아무튼 내년쯤엔 이사 가야 함

5. 재테크 - 이번에 금값 변동을 보고 소소하게 관심 갖는 중

6. 브런치 쓰기 - 3주를 쉬었다.

7. 새로운 이력서와 링크드인 업데이트...


이렇게 남겨진 일을 돌아볼 수 있었던 이유는, 미래를 계획하는 방식이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는 방식의 기록을 했기 때문이다. 나처럼 계획만 많이 세우는 사람은 미래만 계획하는 방식으로는 많은 것을 그대로 흘려보내게 된다. 어디 잘 보이는 데다 적어두거나 하면서 계속 리마인드 해야 될까 말까 하는.


아주 단적인 예로, 20대 중반부터 1년에 10가지의 목표를 정했다. 대부분의 해는 목표의 일정 부분만 이루거나, 아니면 아예 손도 대지 못하는 일들이 많아서, 그걸 바꾸려고 출입문 옆에 목표를 적어두는 블랙보드를 걸어두었다. 그 해에도 목표를 전부 이루지는 못했지만, 1번 목표였던 취직은 했다. 단 하나의 (너무 중요한) 목표만 보고 달리느라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에 가까웠다.


그래서 지금의 너무 많은 것들에 여러 가지 관심을 두고, 하나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것이 불안하다. 수시로 주의가 옮겨가고 어떤 것에서도 진척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오랜 습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질 높은 휴식에 비하면 굉장히 좋지 않은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 하나를 완성' 한다는 것 자체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결국은 목표를 쪼개서 '작은 것을 완성'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한쪽에 덜어놓고. 적당히 포기하거나 보류하는 방식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모든 것을 병렬로 처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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