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나는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다. 버스보다 빨랐고,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기분이 좋아서였다. 그런 데 중간중간에 큰 도로 쪽으로 연결된 작은 도로에서 튀어나오는 차들이 있어 좀 위험했다. 작은 신호등이 붙은 곳도 있었지만, 그런 것이 없는 경우도 있어서, 자전거와 차가 부딪히는 경우도 있었는데, 나도 사고가 난 적이 있다.
나는 전력으로 질주하고 있었고, 차가 먼저 나타났는데, 내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체가 밀려서 결국 자동차의 조수석 쪽 측면을 박고 앞으로 나가떨어졌다. 자전거 앞바퀴 쪽이 완전히 찌그러지고 나는 바닥에 나뒹굴었는데, 기적적으로 다친 곳이 없었다. 여기저기 까지긴 했지만, 부러지거나 하진 않았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렸는지 그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걱정이 되어서라도 내렸을 법한데, 내가 기억나는 건, 부서진 자전거를 들고 터벅터벅 걸어간 장면뿐이다. 자전거는 결국 폐기했다.
자전거가 없어지기도 해서였지만, 한동안 자전거를 못 탔다.
나는 자전거를 잘 잃어버렸다. 사실 잃어버렸다기보다는 도둑을 맞았다. 우리 집은 5층 아파트 건물의 4층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두려면 4층까지 들고 올라가야 했다. 그게 너무 힘들어서 1층에 메어두면 며칠 새에 자물쇠를 끊고 누군가 가져갔다. 엄마는 그때마다 이제 자전거는 없다고 선언했다.
반면 내 고등학교 친구는, 초등학생 때 산 자전거를 그때까지도 탔다. 물건 간수를 잘하는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사람 간수도 비슷하게 했다.
그와 나는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고, 대학을 졸업하고 둘 다 애 아빠가 된 지금도 명절이면 만나서 술을 마신다. 늘 그 친구가 먼저 연락을 하고 나는 응하는 식이다. 나는 누군가 보고 싶어도 속으로만 아, 보고 싶네 하고 마는 타입인데, 그 친구는 언제고 연락을 하고 만난다. 우리가 지금껏 계속 만날 수 있는 것도 그 친구 덕분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에게도 그렇게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가 이럴 때 쓰는 말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