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나랑 동생은 양치질을 싫어했다. 그래서 일요일이면 늦잠을 자고 세수를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버텼다. 그래도 오빠라고 동생을 일으켜 세수랑 양치질을 시켜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짱가라는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거기 주인공 애도 일어나기 싫어하는 걸 로봇이 일으켜 세수와 양치질을 시켜주는 장면이 있었다. 나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일요일 아침이 되면 내가 로봇이 된다. 짱가에 나오는 음악을 입으로 연주하면서 동생의 침대 맡으로 가 주인님, 일어나십시오, 하고 동생을 침대에서 일으킨다. 동생은 귀찮다고 눈을 부비적 거린다. 나는 로봇이므로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님, 세수와 양치질을 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동생을 화장실로 데리고 간다. 동생은 계속 투정을 부린다. 화장실에 도착한 동생은 내가 치약을 짠 칫솔을 들고 양치를 시작한다. 미션 컴플리트.
동생에게 로봇 역할을 시킬 수가 없어, 나는 스스로 가상의 로봇을 만들고 로봇이 나를 끌고 가는 상황에서 혼잣말을 주고받았다. 이 방법은 꽤 효과가 있었다. 나중에는 로봇이 없어도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을 할 수 있었다.
동생이랑 나는 가짜 비행기도 타고 놀았다. 이불을 반으로 접어 삼각형 모양을 만든 뒤, 내가 꼭짓점 쪽에 타고, 동생은 뒤에 탄다. 꼭짓점을 조종간 삼아 잡고, 동생은 양쪽 날개를 잡거나 내 허리를 잡는다. 이륙 준비. 고도 확인. 연료 확인. 발진 준비, 뒤에 안전벨트 착용했나. 네 했습니다. 발진, 부우웅 이륙! 이륙한 뒤에는 구름 사이를 휘젓고 다닌다. 180도 공중회전도 한다. 곡예비행도 문제없다.
지금도 동생은 그 비행기 이야기를 한다. 8살 된 아들 엄마지만, 이불 비행기 이야기를 한다. 동생이 그 이야기를 하며 즐거웠다고 말할 때의 표정을 보면 아직 5살 어린아이 같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