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락실에 가본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게임을 못한다. 자애롭던 아버지가 단 하나, 금지한 것이 오락이었다. 아버지 피셜에 따르면, 오락을 많이 하면 뇌가 그쪽으로 발달해서 공부를 못하게 된다고 했다. 아버지 몰래 몇 번인가 오락실에 가봤지만, 재능이 없음을 깨달았다.
스트리트 파이터를 정말 잘하던 아이가 있었다. 캐릭터의 기술을 모두 외우고 있어서 기술을 시전 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그 아이가 레버를 잡으면 달심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나는 다른 건 못해도 오류겐이랑 아도겐은 꼭 하고 싶다고, 그 아이에게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50원짜리 분홍색 쭈쭈바도 사주면서 부탁했다. 그 아이는 바쁘지만, 너의 정성을 보아 가르쳐 주지 라며, 오류겐과 아도겐의 조작법을 알려주었다. 레버를 뒤로 한 번 갔다가 앞으로 나오면서 손, 레버를 아래로 내렸다가 위로 올리면서 손. 시범을 보이는 아이의 류는 오류겐, 아도겐을 잘하는 데, 내가 조작한 류는 계속 앉았다 일어섰다만 했다.
몇 백 원쯤 공돈이 생기면 하굣길에 몰래 오락실에 가 한 두 판씩 오류겐과 아도겐을 연습했다. 그러기를 일주일쯤 했는데도 결국 난 두 기술을 마스터하지 못했다.
오류겐과 아도겐을 잘하던 그 아이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 무슨 밴드를 한다고 했다. 호주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예술적 재능이 남달랐던 모양이다. 끝내 기술을 마스터하지 못한 나는, 이렇게 평범한 회사원이 되어 꼬박꼬박 회사를 다니고 있다. 내가 오류겐과 아도겐을 끝내 마스터했다면, 나도 뭔가 좀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