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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연 Apr 22. 2021

글쓰기가 나를 살렸다!

브런치 작가3주 차,내게 일어나는 변화


그동안 내 본업은 전업주부, 부업은 강사, 컨설턴트였다. 다른 사람들만큼 공부도 많이 했고, 다른 사람들만큼 일도 열심히 해본...... 전업주부였다. 그러다 지난번 연재 글처럼 새벽 기상을 통해 내게 조금씩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새벽 기상이 내게 준 변화를 먼저 나열해 보는 것이 순서에 맞겠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은, 일단 남편과의 사이를 더 끈끈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내 건강을 더 신경 쓸 수 있게 되었으며, 새벽 5시는 내게 이제는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고민 끝에  <내 아이 영어 공부법 찾기>  쓰기를 시작으로 내 출발을 알렸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 어쩌면 아무  도움이 안 될지,  나는 감히 짐작은 할 수 없지만, 내 인생의 큰 변환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변환점에는 브런치가 있다.  


원래 메모하는 것을 좋아하고 공상하기를 좋아한다. 작은 것 하나에도 할 말이 많고 유난히 생각이 많은 탓에 늘 피곤하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고 싶어 졌다. 내 아이들이 엄마들의 수많은 시행착오의 실험대상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학습을 어렵게 느끼기 때문에 외부의 다양한 정보에 지나치게 흔들린다는 개인적 견해를 바탕으로 시작한 일이다.





사실, 다른 공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영어도 내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그 방법만 잘 찾아보면 헤맬 필요가 없는 영역이다.  지나치게 범람하는 영어학습정보가  엄마표 영어라는 이름을 달고 과도한 수준의 학습교구와 사교육 프로그램을 넘쳐나게 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까지는 영어를 마스터해야 한다는 의무를 가지고(일부 고학년을 키우는 어머님들이 그러셨다. 중학생이 되면 영어를 공부해서는 안된다며.. 그때부터는 수학과의 전쟁이라고 하셨다.) 열심히 달린다. 영어정복이라는 목표를 향해.


그러나 저자는 확신한다. 세상에 영어정복은 없다. 언어는 이 순간에도 없어지고 , 만들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능력으로 그런 장담을 할 수 있을까. 하루에 50개씩 단어를 외워보아라. 그래도 영어 검증시험에서는 모르는 단어로 우리 혼을 뺄 것이다. 그것이 영어이다.


이러한 고민 끝에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위해 그들 대신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그 플랫폼은 브런치가 만들어준 셈이다. 브런치 글쓰기 3주 차 신입작가의 변화를 이야기해보자.



(1) 무직자를 유직자로 만들어 준다.


나는 항상 꼼지락거리며 무엇이든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결혼한 이후로는 비생산적일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브런치에서 작가로서 인정을 받은 이후, 내게 10년 만에 새로운 명함이 온 기분이다. (그래, 잘 생각했다. 남편에게 말해서 명함 하나 파달라고 해야겠다. 어디 줄데 없으면 어떠하랴 )


비록 지금 매일의 글쓰기 작업이 어떤 생산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더 나은 유직자로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내가 몇 년 후 "지금의 성공의 시작"이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브런치 글쓰기라고 말해 줄 수 있을 테다.



(2) 아침을 기대하며 눈을 뜬다.


최근 들어 아침에 눈을 뜨고 내가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 하여 내 생활이 무료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원래 무엇이든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심심한 적은 없었다. 다만, 이러한 바쁜 생활에서 "나의 플랜"은 부재했다. 욕구에 따라 움직이고, 약속을 잡고, 아이들을 만나고,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삶이 내 역할이었다. 새해 다이어리를 사면, 날짜를 기입하고 무언가를 쓰고 싶다. 하지만, 이러한 욕구대로 사는 삶은 쓸 내용이 크게 없다.  


그러나 이제 눈을 뜨면, 아니 잠자기 전부터 설렘의 시작이다.

' 내일 눈뜨면 남편과 운동을 가겠지.

 그 이후 얼른 샤워를 하고 책상으로 가야지.

최대한 빨리!! 아이들이 눈뜨기 전 내게 주어진 40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오늘은 <내 아이 영어공부법 찾기> 글을 좀 더 써서 정리를 할까? 아니면 지난번 읽다 멈춘 영어교육학 책을 마저 읽을까? 남은 시간에는 <40살의 겁 많은 도전기> 연재 글을 하나 완성할까?  '

하루가 바쁘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아졌다. 그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다는 뜻이 아닐까.


새벽 기상은 내게 새벽 운동을 알려주었고, 이것은 내게 또 다른 시작으로 안내했다.



(3) 나 자신을 관찰하게 된다.


너무 우스운 얘기이지만, 사실이다. 매일 밥하고 아이들 돌보다 보면, 내가 무슨 일을 잘하고 무슨 일을 했었던 사람인지 망각하고 산다. 나는 학교 영어교사였다. 대형학원 영어강사였던 적도 있다. 공부방 선생님도 했었다. 그리고 컨설팅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잊었다. 내가 나를 잊었다. 지금의 나보다 생각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내 아이 학교 문제, 이사 문제, 남편의 직장 고민, 부모님의 건강문제, 많은 문제들이 내 눈을 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다. 아무도 내 눈을 가리지 않았다. 나 스스로 내 눈을 감은 것이다. 세월의 탓을 하며, 변화된 내 환경을 탓하면서 말이다. 내가 나를 보게 되었다. 비록 10년 전보다 늙었지만, 뱃살도 많이 나오고 거북목도 심해져서 편두통도 생긴 중년 여성이지만, 아직은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는 저 젊은이들과 같이 어깨 부딪히며 나아가도 문제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그동안 나를 너무 과소평가했구나... 내가 누구 딸인데... 내가 누구 엄마인데... 내가 누구 아내인데......





(4) 컴맹을 열정적인 sns 인친님으로 만든다.


이것도 참 우스운 얘기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기계치였다. 항상 컴퓨터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직장생활에서 컴퓨터 문서작업이 제일 큰 난관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현시대의 트렌드와는 사뭇 거리가 먼 조류를 타고 있었다. 나름 '느림의 미학" "레트로의 부흥" "르네상스"라고 일컬으며 땅에 발을 닿고 살지 않았다. 내게 유일한 트렌드는 카카오톡이었다.


그런 내가 이젠 매일 노트북을 들고 다닌다. 그것뿐이랴, 언제 개설한 지 기억도 나지 않는 인스타그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새로 찾기 시작했다. (얼마나 고인돌인지 이해가 갈 것이다) 이제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묻는다. "인스타 해요?" 하고 말이다. 매일 글을 쓰며, SNS를 통해 아이들 영어공부를 조금은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공유하고(난 영어교재, 교구를 팔지는 않는다), 상담을 받는다. 내게는 혁신이다.  







(5) 유명인사가 된다. 


솔직히 말할까...... 이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하고 싶었다.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확인하고 타인에게 확인받고 싶어 한다. 가정에서는 내 남편이 "여보"라고 불러주고, 아이들이 "엄마"라고 불러준다. 브런치를 하면서 듣고 싶었던 호칭이 생긴 것이다. "작가님"

주변에서 글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고 칭찬해주셨다. 그리고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내 목표는 달성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갑작스러운 조회수 급상승을 겪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조사한 결과 알게 되었다. 다음(Daum)과 카카오(Kakao) 페이지에 내 글이 올라와있었던 것이다. <전업주부의 혼밥 PARTY>!






아직 글을 10편도 못쓴 신입작가이기에 Daum이 불쌍해서 신경 써준 것인가??

너무 가엾었나??? 여러 의심이 들기도 했다. (아직도 나 자신을 못 믿나 보다.)

이유불문 나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여기저기에서 축하 인사도 받게 되었다. 이러한 관심이 처음인지라, 말로 표현 못할 만큼의 성취감이었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 사건이 오늘 터졌다.

다시 조회수가 1000이 넘었다는 알람이 울려 , 이번에는 한번 겪어봤다고 침착한 마음으로 역시 Daum과 Kakao를 열어보았다. 역시 다시 내 글이 올라와 있었다. <내 아이 영어공부법 찾기>중 10화 "영어공부 잘하는 아이들 특징 아세요?"가 두 번째 효도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내가 진심으로 정성을 들였던, 열심히 공부하고, 배움의 자세로 글을 쓰고 있던 글이 인정받은 기분 이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이 정도면 브런치가 날 살렸다.

더운 호찌민에서 힘없이 말라가기만 할 수 있을 내가 타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면, 난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생겼다. 나는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내가 아니라, 하루를 기대하고, 채워나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내 하루는 가득 차다.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차다. 그리고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용기로 가득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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