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머리상념 #6.
인간관계는 노력하지 말아야한단다.
노력이라는 것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려는 마음이며, 잘하려는 마음에 오히려 긴장하고 부자연스러워져 사람을 더 멀어지게 한단다.
이끌림의 법칙이 있다고 한다.
무언가를 갈망하는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나를 그 방향으로 이끈다고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내가 상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면 그 사람도 그 눈빛으로 응해온다고 한다.
어렸을 때 오랜 친구를 좋아한 적이 있다.
좋아하면 부자연스러워진다. 그도 그럴게 친구라는 벽을 무너뜨리려 노력하지 않으면 마냥 친한 사이에서 나아가질 않는걸. 그러면 부자연스러워진다.
서로 이끌렸기 때문에 친구가 되었다. 이미 이끌린 두 사람이 나누는 눈빛 속에 호감을 담아본다 한들, 그것이 우정에서 비롯된 단단한 믿음인지 애정에서 비롯된 다정함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그런 나를 보며 또 다른 오랜 친구는 흥미진진하게 내 이야기를 구독(?)하다가, 이윽고 진도는 안 나가고 결말도 없고 던져진 무수한 떡밥만 가득한 채 휴재를 반복하는 이 로맨스물로부터 하차했다. ‘이 장르, 로맨스가 아니라 원맨쇼였어?!’라는 감상평과 함께.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 때의 안절부절하던 감정도 희석되어 기억나지 않게 되었을 때. 괜히 후회가 되었다. 어차피 이렇게 흐지부지 될 관계였다면 시원스럽게 완결이라도 볼걸. 우리가 쌓은 시간과 추억이 언젠간 무의미하게 스러져버릴 줄 알았다면 그것을 잃을까 두려워말고 물어볼걸.
...라는걸 그 친구의 청첩장을 아무 동요없이 받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뒤늦게 깨달았더란다.
그 시절 우리가 나누었던 시간과 감정선은 무엇이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은 채, 물어볼 기회조차 없어졌다. 독자도 작가도 알 길이 없어진 장기연재중단물이 되었다. 혹시 모르지, 시간이 더더더 지나 아줌마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면 ‘그 때 사실 그랬어-’라며 이야기를 꺼낼지는.
“그러면 또 같은 상황이 왔을 땐
잘 고백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에리히 프롬이 <사랑의 기술>에서 쓴 것처럼, 우리는 사랑의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만다. 왜 사랑에 대한 기술과 역량과 전문성은 다져지지 않고 매번 새로운 시작인 것일까. 통탄할 노릇이다.
...아니 분명 책 제목은 이런 내용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런 독후감이 나온거지? 돈 부자가 아니라 마음 부자가 되는 법칙이었나보다.
#한밤의독후감 #아무말대잔치
책, <사이토 히토리의 1퍼센트 부자의 법칙>
가사, <사랑이라 믿었던 것들은, 빅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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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
Montblanc Heritage Rouge et Noir Baby
ink
Montblanc Burgundy 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