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을 읽는 순간, 신뢰가 시작된다

Chapter 1. 철학을 삶으로 옮기다

by 글쓰는 트레이너

실전에서 철학이 살아날 때


트레이너로서의 철학은,

머릿속에만 있을 때는 그냥 ‘생각’에 불과하다.
그 철학이 실제 회원 앞에서 말이 되고, 행동이 되고, 결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살아 숨 쉬는 철학이 된다.


최근에 운동을 처음 시작한 한 회원님을 만났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계셨고,
종아리 부종과 하체 후면부의 근육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 상태였다.


그분의 움직임을 처음 본 순간, 나는 내가 늘 강조하던 '관찰'부터 시작했다.
스쿼트 동작에서 햄스트링과 둔근의 개입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대신 종아리와 허벅지 외측 근육의 과한 사용이 눈에 띄었다.


내가 배운 대로, 철학대로 접근했다.
타이트한 외측근육의 이완부터 시작했고,
둔근의 기능을 ‘깨우는’ 움직임을 함께 했다.

이후에야 비로소 맨몸 스쿼트에서 '정확한 형태'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회원님께도 "내 몸이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는 체감으로 다가왔다.


그분은 아직 맨몸 스쿼트도 벅차하시지만,
초보자일수록 근력은 빠르게 성장한다.
나는 그 속도를 믿고, 무리하지 않되 꾸준히 자극을 주는 리듬을 만들고 있다.


잠시 한국에 다녀오시느라 공백이 있겠지만,
나는 그간의 훈련을 '근육 메모리'가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몸은 금세 잊지 않는다.
그 믿음이 있으니, 조급해하지 않는다.


이 회원님의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나는 느꼈다.
말에 힘이 생긴 이유는 ‘관찰’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는 걸.

내가 확신을 가지고 설명하고, 안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맞는 운동을 시킨다'는 내 기준과 철학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 역시 성장했다.


예전의 나
어설프게 '아는 척'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모르면 반드시 알아내고야 만다.


요즘 공부하는 트레이너는 갈수록 늘어난다.

하지만,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공부하는 트레이너.'를 넘어 ‘탐구하는 트레이너’로서,
매 순간 사람마다 다른 몸의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천천히,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한다.


앞으로도 트레이닝의 본질을 좇을 것이다.

관찰하고, 탐구하고, 신뢰를 만들어가는 트레이닝.

그것이 내가 계속 걸어가고 싶은 길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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