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본성대로, 나답게 살아가기

by 글쓰는 트레이너

어느 작가님의 소개로 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을 보게 되었다. 사후세계와 생전세계의 영혼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나에게 "꿈은 삶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주인공은 꿈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 버린 나머지 삶의 열정을 잃고 말았다. 결국 오랜 꿈을 이루었음에도 허탈감만을 느끼는 상황에 처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해 생전세계에 계속 머물던 영혼 22는, 스파크(삶의 불꽃)를 찾지 못한 탓에 지구로 내려가는 통행권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우연히 인간의 몸을 빌리게 된 22는, 피자 냄새, 사탕의 달콤한 맛, 아름다운 음악 소리, 걸을 때 발바닥에 전해지는 촉감 등 사소한 감각들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 모든 일상의 감각이 결국 자신의 스파크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이 영화는 나에게 두 가지 커다란 깨달음을 안겨 주었다.


첫 번째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타고난 기질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전세계의 영혼들은 이미 고유의 기질을 타고난 채 지구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 이런 생각을 했다. '왜 나는 남들이 다 하는 것엔 쉽게 흥미를 잃고 마는 걸까? 왜 나는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걸까?' 이런 나의 모습이 때로는 불편했고, 때로는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영화 속 영혼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 나의 기질이 어쩌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본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명상록』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렇게 말한다.

"늘 자신의 본성과 자연의 순리에 따라 똑바로 걸어가라. 나의 본성과 자연의 순리는 하나다.(1)"


남이 하라고 하는대로 따라하는 것이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는 아마 내가 가진 본성을 거슬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내 본성대로 행동하고, 나답게 살아갈 때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동시에, 타인과 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저마다의 본성이 있으니, 다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두 번째 깨달음은, ‘삶을 진정으로 느끼는 것’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였다. 꿈은 진짜 삶의 목적이 아니라, 그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꿈은 내가 앞으로 나아갈 희망과 힘을 주는 것이지, 그것 자체가 삶의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미용사는 원래 수의사를 꿈꿨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지금의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사람들의 머리를 구하고 있어요. 그게 내게는 의미 있는 일이에요.”라며 자신의 삶을 충분히 의미 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처럼 꿈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더라도 삶에 의미를 찾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 쉽게 잊고 있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각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종종 잊고 지낸다. 걷는 것, 움직이는 것,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는 것. 이렇게 사소한 것들을 무심히 지나쳤던 것이 바로 나의 오만이었다. 이 영화는 일상의 모든 감각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결국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내가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영화 『소울』은 내가 가진 이런 작은 오만을 깨뜨리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어렸을 때 자주 이렇게 외쳤었다.

"난 행복하게 살아갈 자신 있어!"


어느 순간부터 그 외침이 줄어들었는데,

이제는 다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난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


작은 순간에도 감사함을 잊지 않고,

나답게 자연스럽게 살아가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할테니까



주석

(1)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다상출판, 2006.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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