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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Sep 10. 2018

안탈리아, 유럽인들의 휴양지

아름다운 지중해 연안, 안탈리아

‘유럽인들이 휴양을 위해 즐겨찾는다’는
터키의 남쪽 지중해 연안의 안탈리아.

‘여름여름한 Sunny Summer가 내 소원을 들어줄까’,

노래 가사같은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여유로운 도시.

붉게 지는 터키의 아름다운 태양을 바라보며

그렇게 안탈리아 공항에 도착한다.

코를 사정없이 쑤시는 강렬한 터키의 냄새(?) 사이로,

코를 이리저리 킁킁대도 향긋한 바다 냄새는

어찌된 일인지 당췌 코에 걸리질 않는다.

일단 냄새는 제쳐두고라도 두팔 벌려 환영해주는

야자수와, 여행지 공항 특유의 기분좋은 환영의

웃음들이 지친 일상을 떠나왔지만, 비행과 여행에

또 다시 지친 몸을 위로하기에는 충분하다.


공항을 떠나, 택시의 열린 창문 사이로

드디어 향긋한 바다 냄새가 난다.

안탈리아 도착 후의 첫 식사에는, 교대로 생선요리를

감시하던 총 8마리의 고양이들이 테이블을 다녀갔고..
약간은 퍽퍽한 느낌(...)의 생선구이에 하우스와인을

곁들여 나름 근사한 저녁식사로 일정을 마무리 하면서

못내 아쉬운 생각에, 지나던 시끌벅적한 노천의

테이블에 나도 모르게 스르르 앉아, 홀린듯이 주문한

시원한 맥주를 들이킨다.

안탈리아 고고학박물관을 목적지로 발을 옮길 때,

가는길에 자리한 스타벅스에 순간 마음을 빼앗겨,
안탈리아의 거리를 배경으로 한 인물사진 모드의

음료사진을 찍느라 한시간 이상을 머물다가,

갑작스레 각박하며 허풍 난무한 현실세계의

현대인임을 깨닫는다.


“그늠으 SNS 인증이란...”

기원전 2세기에 만들어진 웅장하고 멋들어진,

로마의 영광 하드리아누스의 문을 감탄하며

느릿느릿 움직이는 고풍스런 개화시대 트램을 타고,

반쯤 감은 눈으로 코를 킁킁거리며 안탈리아를

온전히 느껴본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도, 열린 창문으로 용맹스런

동상을 지나 나를 한껏 훑고 지나간 지중해의

바람냄새까지, 낯선 여행객을 위해 만들어진

완벽한 하루인 것 같은 행복한 착각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리스 로마, 히타이트, 비잔틴, 투르크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고, 나를 안달나게 만든 안탈리아

고고학박물관은 실제 발굴된 수 많은 그리스신들의

석상이, 굳이 손을 뻗지 않아도 눈 앞에서 만져질만큼
가까이에 전시되어 있다.
석상과 석관들의 섬세함, 그리고 숫자와 규모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고, 그것도 코 앞이다.


손을 뻗어 전시된 유물을 몰래 살짝...

그러면 안된다.

박물관 정문 건너편의 절벽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변은,

불어오는 지중해의 바람과 함께 나도 쉬이 날아가고픈

생각이 든다. 찌는 듯한 태양아래 일단 시원하다.
마냥 앉아 바라보며 쉬도록 벤치가 곁에 있고

가까운 근처에 편의점을 닮은 구멍가게(?)가 있다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지중해의 바람을 온몸 구석구석,

그리고 눈과 가슴에도 담아본다.

안탈리아 Mermerli 레스토랑에서 운영하는

'프라이빗 비치'에 들러 지중해에 몸을 담궈본다.
레스토랑 내부를 통과해서 안쪽의 문을 나서면,

동양인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는 지중해의 비치가

저 절벽 아래 모습을 드러낸다.


'비치'라기 보다는 아무렇게나 울퉁불퉁한 바위들

사이에 촘촘히 박아놓은 선베드의 느낌이 강하지만,
뭐.. 그렇다 하더라도, 해가 스물스물 져 가는

지중해의 선베드에 누워 시원한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면 덕지덕지 선크림으로 허연 얼굴도,

살짝(?) 불룩한 아랫배도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
가장 완벽한 휴가가 된다.

다가가는 순간 감탄이 터져나오는 뒤덴폭포를 앞에 두고

햇빛에 부서지는 물보라 위 무지개와, 멀리서 지나가는

그림같은 배, 파아란 하늘 등 모든 주변 배경들이

어우러져, 그대를 기다려준 폭포와 친구들이 그림

한폭을 만들어두었다.


행복함도 잠시, 머지않아 까맣게 잊고 생업에 기를 쓰며

살아야 할 현실에, 두번 다시 뒤덴폭포를 만날 날이

없을 것 같은 막연한 슬픔이 먼저 밀려온다.

후에 어렴풋이나마 감은 눈에 나타나기를 기도하며

빠짐없이, 또 저 바다 건너 끝까지 한참을 바라보고는

못내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뒤덴폭포로 가는 길에 근처에서 찾은, 높은

트립어드바이져 평점에 빛나며 어마무시한 스시크기의

스시집은 케밥이 조금 물린다면 아주 안성맞춤인

메뉴가 된다.

안탈리아 거리의 사람들은 낯선 동양의 한국인에게

'형제의 나라'라고 차이를 권하며 온정을 베풀고,
고양이는 눈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움직이지 않았고,

어서 찍으라는 듯이 체념한 얼굴은 너무 귀여웠다.


행복한 걸음으로 바닷가를 걸어보며 바람 냄새도

맡아보고, 거리의 귀여운 고양이와 개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며 걷는다.

아무 예쁜 노천 케밥집에서 식사도 하고 말이야.

“터키에 간다고?, 안탈리아 들러보는건 어때?”


아마도 지중해를 건너오는 시원한 바람은
한껏 지쳐있던 그대의 복잡한 머리도
쉬이 식혀주며 언제나 그 자리에 불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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