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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in x Sep 01. 2019

당신은 내일을 기대하시나요?

[에세이] 한심하게 살고 싶지 않은 당신의 이야기 : 여섯 번째 편지

이 글은 실제로 20대를 인터뷰하고 작성했지만, ‘20대’라는 숫자에 집중하기보다 한 사람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생각을 풀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이번 글은 인터뷰이가 취업을 준비하며 느낀 불안과 고민을 적었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의 불안을 일일이 헤아릴 수 없지만, 내일에 대한 기대를 품을 수 있길 응원하겠습니다.



당신에게


그런 날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아주 한심하게 여겨지는 하루이지요. 정신없이 숨도 온전히 내뱉지 못한 채 움직였는데 제대로 끝난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아침부터 꼬일 대로 꼬여 쌓이고 쌓인 서러움이 결국 무심한 타인의 태도에 무너지네요. 지친 어깨가 축 처지고 걸음에 힘이 하나도 실리지 않자 평소엔 웅크리고 숨었던 불안이 몸집을 부풀려 모든 걸 집어삼킬 듯합니다.


저를 걱정하는 사람이 다가와요. 불안을 없애려 든 총구의 끝이 되려 애꿎은 사람을 향해요. 걱정하며 묻는 질문에 날이 선 총알이 박힙니다. 그럼에도 다가오기에 불안한 마음을 들킬까 분노를 심지 삼아 폭탄을 터트리겠지요.


인터뷰 내용에 맞추어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무던했을, 혹은 즐거웠던 그 사람의 하루를 걱정으로 물들이고 엉망으로 망가뜨리고 말았어요. 만약 불안과 상처를 솔직하게 보였다면 이보다 나은 날로 기억되었을까 자책하지요. 삐죽삐죽 모난 자존심은 하루의 끝에 후회라는 재만 남겼습니다. 불안의 덫에 걸린 대가로 몹시 고통스러운 밤을 보내요. 당신은 후회에서 벗어나는 해답을 아시나요? 아니면 후회에 갇힌 채 버거워하고 있나요?


당신이 과거에 무척 얽매이는 성격이라는 대화가 떠오릅니다. 좋지 않았던 일, 겪었던 창피함을 기억 저편으로 보내지 못하고 다시 붙잡는 사람이지요. 당신은 애정 하는 영화 속 진지한 척하고 재미없게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다가 후회에 빠지는 주인공에 공감합니다. 몰입해서 화면 속 그를 보고는 당신의 후회되는 과거를 떠올려요. 창피하고 쓰린 기억을 떠올리는 게 힘들지 않은지 물었을 때 당신의 답은 덤덤했어요. 자연스럽게 스치는 생각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요. 어쩌면 모두가 후회하는 어제를 홀로 꺼내보며 지내요.


인터뷰 내용에 맞추어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당신은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으레 묻는 질문을 당신에게도 했어요. 그날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당신은 길거리에서 나오는 노래에 춤을 추지 않으면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활달한 아이였던 어린 시절을 들려주었지요. 연인과 투투기념일에 돈가스를 먹고 공포영화를 본 학창 시절도 털어놓았어요. 당신과 잘 어울려 나온 웃음을 아닌 척 슬며시 삼킨 건 비밀로 해요.


그럼에도 요즘 당신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무슨 생각 하는지 쉽사리 꺼내지 않았어요. ‘뭘 한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 졸업을 성공시키고 이곳저곳 일할 곳을 찾고 있다’는 짧은 대답과 함께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누구든 요즘 일상에 대해 무엇도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꺼냈습니다.


누구나 가끔씩 불안한 오늘을 보내요. 이유는 사람마다 제각각 달라요. 세상에서 필요 없는 존재가 되거나 다른 사람의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위태로워져요. 결국 오지 않은 내일을 알지 못해 불안은 점점 커집니다. 오늘보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애처롭게 흔들립니다.


당신이 침묵을 원하던 날은 면접 전 날이었어요. 취업 준비는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매일 마주하는 일이지요. 이어지는 불안에 많이 지쳐 보이네요.


평소의 당신은 어른이라면 적어도 자기 생활을 하는데 부모님이나 친구, 지인 같은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먹고살 곳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에 당신의 겪었을 부담감이 더 크게 다사 왔을 거예요. 게다가 앞서 원했던 회사의 면접 결과가 아쉬웠기에 더 초조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SNS도 지웠어요. 화려하고 행복만 존재하는 세상은 현실과 달라 자신을 비교하고 질투하게 되어 힘이 든다고요. 자존감을 갉아먹으며 자란 불안을 피하고 싶었어요. 지우고 나서 한결 편해졌다던 당신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인터뷰 내용에 맞추어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당신은 지쳤던 동안에도 한심한 사람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자신의 취향이나 주관이 없고, 삶에 의미를 추구하는 대신 맹목적으로 돈을 좇는 모습을 달가워하지 않았지요.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그들과 비슷하게 변할까 봐 신경 쓰고 벗어나려 발버둥 쳐요.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애써요.


당신이 기억하는 예전의 당신은 나쁜 사람이었나 봐요. 가치가 다른 사람을 욕했고 사람들과 차갑게 거리를 두며 일부러 신경 쓰지 않았대요. 못났던 시절을 돌이켜보며 당신은 스스로 선을 넘은 시기 같아 창피하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후회와 부끄러움이 어쩌면 당신을 어제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지요. 이제 당신은 착하게 상대방을 대하고 싶어 해요. 의미 있고 좋은 일, 착한 일에 대한 열망을 머릿속 가득 채우는 거예요.


당신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행동으로, 생업으로 더 나은 내일의 세상을 꿈꾸고 있지요. 유명인이 전하는 옳은 메시지와 선한 영향력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고 같은 길을 걸어가기로 결심했어요. 당신이 가진 능력을 살리면서 돈보다 의미를 추구하는 일을 찾고 다가가요


당신을 다시 만났을 때는 출근 전 날이었고 내일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고 있었어요. 당신의 의미에 당히 알맞은 일이라고 했지요. 이젠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과 일자리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대로 두근대고 설레 보였습니다.


다가올 내일은 후회하던 어제와 다릅니다. 오지 않은 내일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고 후회하지 않는 하루가 될 수 있어요. 내일이 나아지길 바라는 희망이 그리 큰 사치는 아닐 거예요. 당신같이 좋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먼 훗날 세상이 조금은 나아질 테니까요. 오늘 밤은 고난이어도 내일은 낙원에 가깝길 기대해요. 여전히 당신은 내일을 기대하시나요?



당신의 내일을 기대하는

제이드인엑스가




제이드인엑스가 청춘들을 인터뷰한 이유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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