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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Layoff 사태

내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

by Jaden


[Layoff - 이젠 뉴스나 남의 일이 아니다]


2023년 1/5일 목요일은 내게 다소 충격적인 날이었다. 이미 작년말 일단락이 났다고 생각했던 우리회사의 인력조정이 끝나지 않고 terminated된 직원들의 명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layoff라는 직적접인 단어 대신 RIF, 즉 Reduction in Force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둘은 비슷한 의미로 결국 통하나 layoff는 엄밀히 기존 포지션의 FTE를 유지하되 인력을 없애는 것이고, RIF는 기존 포지션 자체를 소멸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물론 다른 회사들처럼 큰 10% cut은 아니었고 5%에 그쳤지만 이 또한 새해를 맞이하는 입장에서 난 일이라 놀라웠고, 둘째는 하루 아침에 발표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계약이 종료되는 미국 회사들의 신속 또는 잔인한 구조조정 방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난 다행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이게 내가 지금 일하고 속해있는 조직에서 발생했고, F-1비자로 일하고 있는 다소 불안정적인 내게도 충분히 일어났을수도 있을거란 생각에 그 날 오전 내내 식은땀이 났고 plan b를 세우는데 시간을 보냈다. 우선 가장 타격이 클 렌트비용이다. 미국 렌트의 경우 집을 떠날 경우 3개월치를 penalty로 내고 떠나야하고, 요즘의 살인적인 물가로 생활비를 인컴없이 채우기엔 모아놓았던 캐시는 금방 바닥을 보일게 뻔했다. 더 무서운건, 요새 미국 경기 상황으로 볼 때 재취업이 당분간은 쉽지 않을 건 뻔할 것이기에 이 부분이 나에겐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팬데믹 기간동안 미국 회사들(특히, 테크 산업)이 지난 과거의 초고속 성장추세를 빌미로 얼마나 많은 인력을 추가고용해 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즉, 객관적인 눈에서 최근의 레이오프 사태를 본다면 이는 경기둔화우려에 따른 갑작스런 회사들의 대응책이라기 보단, 과거 비합리적으로 저질렀던 무분별한 인력운영계획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고 이를 되돌리려는 '정상화'과정으로 보는게 더 일리있다. 그 후폭풍을 지금의 우리들이 맞는 것은 정말 억울하기도 불공평하다. 하지만 이게 소위 고용에 얽혀있는 우리같은 샐러리맨들의 단점이자 한계점임을 깊이 깨닫는 전환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래도 2022 12월 job report에선 예상보다 더뎌진 hourly wage, 실업급여수당 신청건수로 시장은 급등


나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받는 월급 (미국의 경우 주로 2주단위)의 최대 50%를 세이빙하고 있다. 이는 혹여나 인컴이 끊겼을 때 렌트 및 생활비를 최소 6개월치 낼 수 있는 일종의 안정자금을 위해서다. 그리고 실제 레이오프를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할 지도 미리 고민해봐야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에 정규직 시스템이 자리잡은 곳들이 많아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인 해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진 않지만 (요즘은 더러 많아지고 있다곤 들었다), 미국의 경우 일생 커리어 동안 최소 몇번의 레이오프 경험하는 일이 오히려 더 많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 이런 상황에 훈련이 잘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레이오프 직후 행동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다.




1. HR과 긴밀히 커뮤니케이션하기: 가장 당황스러울 수 있는 순간이겠지만 챙길건 꼭 챙겨야 한다. terminated 직후 내가 받을 수 있는 보상은 어떤 종류인지 파악해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물론 떠날 때도 좋은 인상을 남겨야한다는 것이다. HR도 어떻게 보면 아무 책임이 없다. 이런 상황은 복합적인 요소 즉 경기, 회사상황, 전략등에 의해 야기된 것이기 때문이다. 힘들겠지만 쿨하진 못하더라도 떠날때도 프로페셔널하게 떠날 줄 알아야한다.


2. 비자 타임라인 확인하기: 이 다음으로 중요한건 내게 남은 시한이다. F-1의 경우 졸업 후 90일간의 grace period가 주어진다. 나의 경운 졸업 직후 일을 시작한 경우로 퇴직하더라도 90일동안 다음 회사를 찾아 볼 시간이 주어진다. 이는 개인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기에 정확한 타임라인을 세워 전략적으로 지원 및 향후 계획을 세워야한다.


3. 네트워크에 알리기 & referral 부탁: LinkedIn 및 주로 사용해왔던 네트워크 채널을 통해 본인의 상태를 알려야한다. 물론 이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길 수 없을 뿐더러 혹시 모를 운을 놓칠 수도 있다.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고 알릴 용기가 필요하다.


4. 레쥬메 업데이트 하기: 다급해졌다가 본인의 mid-longterm 커리어 골을 잊어선 안된다. 인터뷰 시 파이널까지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본인의 의지의 궁극적인 커리어 골을 인터뷰어에게 설득하기 쉽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한걸음 뒤로 물러서 본인의 목표를 재정립하고 어떻게 보면 다시 재점검하는 시간으로 삼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5. 지치지않고 반복하기: 위 3가지 (2- 4)를 반복하기이다.



나는 특정 회사를 일하고 있다고 해서 절대 '을'이라는 생각이 없다. 나는 오히려 요즘 ‘미국 강달러‘를 받아가면서 내 한국에서의 전문성을 활용해 다방면에서 능력있는 사람들과 글로벌한 조직에서 배워가며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레이오프는 물론 개인에게 치명적인 ‘단기적’ 악영향을 줄 순 있으나 절대 근간이 흔들릴정도는 아니다. 대신 우리가 해야할 것은 평상시 늘 이런 변화에 대처해 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대비해 두는 것이겠다. 성공적인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선 '3F'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즉 Familiy, Fitness, 그리고 Freedom이 필요하다고 했다. 진정한 경제적 자유의 주체가 되기 위해선 나만의 패시브 인컴을 만들어 나가야하며 이를 통해 돈이 돈을 벌어다주는 선순화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만 오피스로 출근하면 되는 우리회사. 점심시간에는 항상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벽에는 2010년 회사설립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클라이언트들의 회사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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