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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와 나이의 상관관계

언제 갈 지 타이밍은 중요하지 않다

by Jaden

[이제는 다소 무의미해져가는 나이라는 벽]


시간은 우리가 유일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자원이다. 하루, 한달을 의미있게 통제하고 나눠쓸 순 있지만, 느리게 혹은 빠르게 속도는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한 번 주어진 인생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 ‘무얼’ 했는지가 ‘언제’ 무얼 했는지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MBA 진학을 고려하고 준비했을 때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 또한 나이였다. 2020년 당시 한국에서 미국 MBA를 준비했던 친구들은 대게 26~32세가 많았다. 직장경력 2~5년 후 향후 커리어 핏에 맞는 학교와 지역을 골라 준비한다. 그 때 당시 내 나이는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늘 내 판단을 가로막았던 생각은 ‘졸업하면 몇 살’이었다. 심장이 덜컹했다. 꼭 MBA에서의 2년이 내 인생에서 날아가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혼은 언제하며, 2년 동안 수입없이 지출만 있을텐데 그럼 내 또래 애들 대비 저축은 밀리지 않을지 등등. 고민이 앞섰다. 더 나아가, 수많은 기회비용들이 떠올랐다. 가장 큰 2년동안 현직장을 다닐 시 받았을 월급, 이직기회, 그리고 친구,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들. MBA를 가지 말아야 할 이유는 수도없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MBA를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 향후 내가 살아갈 많은 날들의 upside를 열어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가지 않았을 경우, 난 해외경험 한 번 없는 내게 국내시장을 커리어, 사업적으로 앞으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MBA는 내가 향후 꿈꾸는 국경 제약없는 커리어 영역 확장, 그리고 스타트업 시도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 소위 현재 나이라는 ‘타이밍’이 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이건 내 인생이라는 긴 여정안에서 꼭 해야만 하는 must-do 리스트 안에 있었다.


미국MBA 주요 커뮤니티인 P&Q에서 2019-2020 입학자들의 통계를 찾아볼 수 있었다. 최신 데이터는 아니지만 대략적인 사실확인은 할 수 있다. 평균 미국 탑스쿨들의 입학자 평균 나이는 28, GSB, HBS, 다트머스턱등 M7의 경우 이보다 조금 낮은 27였다. 이외에 T16을 벗어난 학교들의 경우 28, 29까지 그 범위는 더 넓어졌다.

Poets & Quants에서는 미국MBA 관련 통계 뿐 아니라, 현/졸업한 학생들이 활발하게 논의할 수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이다


즉 27~29의 나이 분포에 가장 밀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30대는 너무 늦은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저 통계는 오직 평균치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위 P&Q 글에서 나이 말고 또 눈여겨 볼 것이 Work Experience다. 이는 나이와 독립적인 요소로 적은 나이에 경력이 화려할 수 있고, 오히려 많은 나이에도 경력이 부족할 수 있다. 즉, 많은 나이가 합격자 평균치에선 멀다고 느낄 수 있으나 (이게 절대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훌륭한 경력을 갖고 있다면 이는 엄청난 가산점이다.


나이, 경력외 또 알아두어야 할 것은 미국은 특히 더 ‘Diversity’를 중요시 한다는 점이다. LGBT(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로 대변되는 다양한 개별 성선호도에 대한 열리고자 하는 태도는 입결, 그리고 취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종, 성선호도별 minority들에 대한 쿼터를 따로 두고 뽑아 보다 다양성이 확보된 커뮤니티를 갖추려 한다. 위 어느하나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만약 나와 같이 생전 미국에 처음와 일하며 살려고 한다면 우리는 인종적으로 minority로 구분될 수 밖에 없다. 이는 단점이 아니다란 소리다. 우린 그만큼 unique하다는 의미이며, 각자의 차별화 포인트를 달리 살아온 배경과 엮어 더욱 빛날 수 있다라는 소리다.


오늘은 향후 남은 일생의 가장 빠른 날이다. 기회비용은 의미없다. 모두 매몰비용일 뿐, 앞으로 증가할 한계효용에만 집중해야 올 수 있는 것이 MBA인 것 같다. 정답은 없다. 내 판단이 향후 틀렸다고 밝혀질 수도 있겠지만, 2년 미국 MBA과정이 내게 더 넓은 세상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것만은 확실하다.


#해외취업 #미국mba #mba #나이 #입학

2021년 1st year를 마치고 4개 국가에서 온 class 동기들과 함께 놀러간 Alask trip (Fairbanks & Anchorage)


참고: Poets & Quants

https://poetsandquants.com/2019/11/27/average-age-work-experience-at-top-mba-progr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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