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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H

달라진 나의 일-삶의 균형

by Jaden


오늘 흥미로운 기사를 아침에 읽었는데 기사 제목은 "Amazon employees push CEO Andy Jassy to drop return-to-office mandate". 즉 고용주와의 주 근로환경을 두고 힘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사실상 pandemic이 끝나갈 무렵부터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긴 했다. 이유인 즉슨, 1) WFH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하게 되었던 외적변수(pandemic)이 사라졌고, 2) 고용주 <> 고용인 힘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고용주 > 고용인). Pandemic 때 WFH을 주도했던 인더스트리 역시 Tech였다. 하지만 지금은 pandemic 때 본인들이 저지른 장밋빛 전망(?)에 눈이 멀어 필요보다 과도한 고용으로 layoff 및 hiring freeze를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더스트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힘의 경쟁에서 고용주가 우위인 상황이 온 것이다. 현재는 tech업종에서 두드러지게 보였지만 이젠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IB들도 job cut에 들어갔고 가장 최근엔 빅컨설팅펌 중 하나인 McKinsey도 컷을 최초로 명시화했다.


뉴스 뿐 아니라 주위 네트워크를 통해만 들어봐도 WFH이 지난 2개년도 uptrend에서 아래로 방향을 틀어가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정확한 통계를 확인해봐야 전체적으로도 trending down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Google 시니어 엔지니어인 친구들도 정확히는 작년말부터 담당 매니저로부터 오피스 복귀권유를 많이 암시받았고, 올상반기 구글 layoff 이후 많이들 복귀한 상태이다. 테크업종에서 유난히 더 오피스복귀가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는 타업종에 비해 WFH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컨설팅이나 뱅킹같은 타인더스트리의 경우는 직무자체 특성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해야하거나 클라이언트 site에서 직접 일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일주일에 하루 오피스를 가야하는 'hybrid' 포맷이다. 한국에서도 재택을 안해봤고, 어떻게 보면 FT(정규직)으로 미국에서 처음 WFH을 지난 8개월간 해본 셈인데 결론적으로 난 '너무 만족'이다. 위 Amazonian들이 오피스 복귀에 들고일어난 이유를 난 너무나 알 것만 같다. 내가 만족하고 있는 이유는 주로 아래와 같다.


1. Virtual meeting으로 생각보다 다 가능하다!

내가 놀랐던 점은 생각보다 원격으로 미팅을 한다해도 거의 모든 일이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아니 더 효율적으로 변한다). 모두 필요에 의해 미팅을 의뢰하고 그 전에 충분한 검토시간이 주어지다 보니 더 효과적으로 미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또한 내 직무(Biz dev)의 경우 모든 프로그램들(Oracle, Alteryx, Netsuite, Tableau, etc) 이 cloud화 되어 이제는 굳이 오피스에서 접속할 필요가 없다. 내가 이용하는 데이터나 알고리즘은 모두 실시간 동기화되어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직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2. 절대적인 '시간의 양'이 많아진다

통근등 불필요한 잡시간의 절약은 일의 '질'도 높여준다. 가령 오피스에 다같이 있으면서 무의식적으로 기가 빨리는 일도 없어질 뿐더러(ㅋ) 그냥 쉬는 타임에 온전히 쉴 수 있게된다. 내가 하고싶은 잡일을 컴퓨터로 눈치안보고 해도 좋고 식사도 가족들과 짬내어 할 수 있다. 이렇게 즐긴 '온전한 내시간'은 남은 일하는 시간에 엄청난 탄력을 제공해줬다. 높은 동기부여는 더 말할 나위없다.


3. Life = Work

흔히들 work life balance라는 표현을 한국에선 많이 썼는데 WFH을 하면서 느낀 점은 이 둘을 분리하지 않게 됬다는 점이다. 물론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이 온전히 100% 나를 위한일은 아니겠지만 분명 내 팀원들과 한 사업체를 위해 같이 키워나가는 경험은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즉 집에서 일하게 되면서 과거엔 물리적인 제한감을 주는 사무실에서 나를 좀 더 희생해가며 일을 하는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덜 희생하며 좀 더 일과 나를 동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그럼 앞으로는? 과연 WFH은 줄어들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요즘 샌프란시스코는 오피스 vacancy rate 때문에 난리다. 지난 주엔 Dropbox가 보유한 건물가치 $162.5m 상각에 관한 뉴스가 있었다. 그만큼 테크비중이 높은 도시 특성 때문에 오피스를 쓸 일이 많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이를 달리 바라보면 WFH비중이 늘어날 수록 회사입장에서는 많은 물리적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된다. 하지만 반대로 낮은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등을 이유로 강제로 다시 복귀시킬 수도 있는 법이다. 즉 경영진들이 앞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고 실행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제발 WFH이 추세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매주 화요일가는 오피스. sunset때 퇴근하며 찍은 회의실 사진 한장! 요즘은 다시 해가 조금 길어져 sunset 퇴근을 할 수 있어졌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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