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땡자 Oct 26. 2023

주말 달리기 09+주중 달리기_춘마 D-4



춘천 D-4


서울 레이스 이후 일주일 휴식기를 갖고 다시 춘천마라톤 준비를 했다.

춘천마라톤에 하프코스가 없어 신청하지 않으려 했는데 남편이 골인하는 본인 모습을 꼭 찍어달라고 하길래 길에 서서 3시간 넘게 기다리는 것보다 달리는 편이 나을 것 같아 풀코스를 신청했다. 남편의 부탁도 있었지만 춘천마라톤 코스가 너무 아름답다고 해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었다. 


부담 없는 대회라 준비도 부담 없이 준비하려고 마음먹었는데... 그 마음 어찌 알았는지 지난 주말 남편과 아이들 모두 감기에 들어 이틀 내내 집에서 삼시 세끼를 챙기고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장거리 달리기 할 틈이 없었다. 그렇다고 안 달리자니 기분이 영 찝찝해 일요일 저녁식사 전에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를 찾았다. 스트레칭을 하고 러닝 앱을 켜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GPS가 잘 안 잡혔는지 트레드밀 스피드는 '9km/h'로 대략 1km당 6분 30초가 나와야 하는데 러닝 앱은 1km당 8분 40초를 기록했다. 조금 더 달리면 제대로 잡히겠지라는 마음으로 3km를 더 달렸는데 러닝 앱 속도는 더 느려졌다. 원래 빨리 달리지 못하지만 내 평균속도보다 느리게 나오니 괜히 기분이 나빴다. 에잇. 5km까지만 달리고 트레드밀에서 내려왔다. 마무리 운동으로 스쾃 20개_4세트와 스트레칭을 하고 집으로 왔다.

(서울 레이스 이후 부족한 근력을 키우기 위해 달린 후 스쾃 20개_4세트를 하고 스트레칭을 조금 더 길게 하는 중)






부담 없이 임하는 대회지만 갑자기 뛸 경우 지난 대회처럼 화장실 사건을 터질 수도 있고 부상을 당할 수도 있어 퇴근 후 조금씩 뛰고 있다.



30킬로까지는 '이번에는 좋은 기록이 나올지도'라고 생각하지만,  
35킬로를 지나면 몸의 연료가 다 떨어져 여러 가지 일에 대해서 화가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텅 빈 가솔린 탱크를 안고 계속 달리는 자동차 같은 기분'이 된다. 
하지만 완주하고 나서 조금 지나면,
고통스러웠던 일이나 한심한 생각을 했던 일 따위는 깨끗이 잊어버리고, 
'다음에는 좀 더 잘 달려야지'하고 결의를 굳게 다진다. 
아무리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도, 결국은 똑같은 일의 반복인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107 p)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에 백퍼 공감하며 나 정말 닮아가나 싶어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 문장은 인생에 빗대어 말해도 맞는 말인 것 같다. 우리는 결국 똑같은 일 반복 하며 그 안에서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나는 다가오는 춘천마라톤에서 어떤 희, 노, 애, 락 중 경험하게 될지.



#춘천마라톤 #마라카미하루키 #달리기를말할때내가하고싶은이야기 




매거진의 이전글 주말 달리기_2023 서울 레이스 하프마라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